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음식,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정책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심사 인력 부재 등으로 적시 자금 공급도 어려운 상황이다. 1월말 은행 연체율이 자영업자와 가계를 중심으로 상승하면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매출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줬던 P2P(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업체도 대출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16일 P2P대출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를 위기 상황으로 보고, 차주들의 상환에는 문제가 없는지와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 채권을 골라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자금 융통이 어려워진 자영업자의 대출 채권과 갑자기 일자리를 잃어 상환이 지나치게 연기되는 신용대출 부분이 없는지 눈여겨 보고 있다.
소상공인의 카드 채권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펀다'는 매출이 줄었지만 연체율이 크게 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펀다는 대출을 받는 자영업자의 BC카드 매출을 기반으로 대출을 집행한다. 매출 데이터를 통해 빌린 금액의 회수 시점을 계산한 후, 회수 시점 내 대출 금액을 제하고 남은 돈을 자영업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펀다 측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상환이 완료되는 회수 시점이 좀 길어졌다"며 "예전에 A란 업체는 5영업일 내에 빌린 돈을 갚을 수 있었는데, 같은 액수여도 갚는 시점이 10영업일로 늘어났다. 매출이 확실히 줄었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펀다가 예상하는 연체율 상승 폭은 0.3%p 로 크지 않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상환 시점을 늘려 대출금을 갚고 있는데다 30일 이상 연체되는 경우가 크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강조했다.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렌딧'과 '8퍼센트'도 연체 추이를 눈여겨 보고 있지만, 현재 큰 부실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전했다.
렌딧 측은 "아직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하게 잘 관리되고 있고 연체율이 목표 범위"라면서 "지속적으로 현황을 분석해 위험이 지나치게 커지는 경우 여신 심사와 금리, 한도 전략을 변경할 수는있다"고 말했다.
8퍼센트 관계자도 "주식과 부동산에 비해 금융시장 리스크가 후행하지만, 실물 경기의 영향을 받긴 한다"며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실업률과 큰 연관이 있기 때문에 실물경기의 실업률 동향을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도 코로나19로 피해를 입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P2P대출업체에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연체율 관리가 시급하다고 내다봤다. 금융 자산의 감소가 부동산 가격 하락과 연계될 경우 P2P대출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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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P2P금융협회의 2월 말 기준 연체율을 살펴보면 부동산PF의 대출잔액이 많은 곳들의 연체율이 높다. 스마트펀딩의 연체율은 100% 인데 대출 잔액 5억1천600만원이 모두 부동산 PF 대출이다. ▲썬펀딩(77%)▲크레딧펀딩(62%)▲빌드온펀딩(39.68%) ▲펀디드(32.45%) ▲위펀딩(28.32%) ▲이지펀딩(20.71%) ▲테라펀딩(18.98%) ▲펀드랑(13.07%) 등이 모두 두 자릿 수 연체율로 집계됐다.
부동산PF 관련 P2P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래 시공해서 받기로 한 만큼의 금액이 들어오지 않아 상환에 애를 먹고 있다"며 "부동산PF 경기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