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과는 수직으로 떨어질까?”
한적한 시골마을에 내려와 있던 뉴턴은 의문에 빠졌다. 그의 고향엔 유독 사과가 많았다. 사과 떨어지는 모습이 수시로 눈에 들어왔다.
케임브리지 대학생인 그는 그 무렵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중력법칙에 꽂혀 있었다.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이 지구 중심쪽으로 향한다는 이론. 그런 그에게 ‘사과’는 또 다른 의문을 더해줬다.
“사과가 떨어지는 건 어떤 힘이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하늘에 떠 있는 달은 떨어지지 않는 걸까?”
이 의문을 계속 파고든 그는 ‘두 물체 사이에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중력)이 작용한다’는 법칙을 발견했다. 중력은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원칙.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여기까진 널리 알려져 있는 얘기다. 그런데 대학생인 뉴턴은 왜 학교를 떠나 고향집에 와 있었을까? 2년 동안 학업도 팽개친 채 중력 연구에 매달릴 수 있었던 걸까?
1664년 전 유럽을 강타한 흑사병(페스트) 때문이었다. 흑사병은 인류 최초의 ‘팬데믹’이었다. 영국 런던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회적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케임브리지를 비롯한 대학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
뉴턴도 어쩔 수 없이 고향집에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비자발적 격리 기간 동안 그는 사색과 연구에 몰두한 끝에 위대한 발견을 해냈다.
■ 어쩔 수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 긍정적 에너지 발산 기회로 삼아야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의 많은 기능들이 정지됐다. 대학은 문을 닫았다. 개학을 연기한 데 이어 당분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곳이 많다. 기업들도 원격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다.
대규모 모임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스포츠 왕국’ 미국에선 프로농구를 비롯한 상당수 경기들이 취소됐다. 프로야구 시즌 개막도 연기됐다. 7월로 예정된 올림픽도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사회 전체가 긴 겨울잠에 빠졌다.
2주 째 원격근무를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당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마무리 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그렇다고 걱정만 하고 있을 순 없다. ‘자발적 거리두기’를 좀 더 생산적으로 활용할 순 없을까? 관행적으로 해 오던 것들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흑사병’ 때문에 2년 간 격리 생활을 했던 뉴턴은, 오히려 시련을 재도약을 위한 기회로 바꾸었다. 관심 갖고 있던 주제를 좀 더 깊이 파고든 끝에 위대한 발견을 만들어냈다.
물론 지금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뉴턴 때처럼 오래 계속되진 않을 것이다. 조만간 모든 게 정상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삼을 순 없을까? 물론 안다. 이런 얘기가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비자발적 거리두기’를 성찰의 기회로 삼을 수만 있다면,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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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이번 기회(?)에 리영희 선생이 오래 전에 했던 말을 성찰해보려 한다. 그리고 변신을 위한 출발점으로 삼으려 한다.
“기자가 기사를 쓰는 데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자기 발로 뛰어서 취재한 내용을 기사로 쓰는 기자이고, 두번째는 남의 기사를 모아서 제 것으로 편집해 쓰는 기자이고, 세번째는 자신이 다루고자 하는 안건을 설정하고 그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기사를 쓰는 기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