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이끌고 있는 모바일 결제 업체 '스퀘어'가 암호화폐 영역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자사 핀테크 서비스 '캐시앱'을 통해 전년보다 3배 이상 많은 비트코인을 판매했고, 전체 매출에서 비트코인 관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1%로 크게 늘렸다. '비트코인 사고팔기' 기능을 출시한지 2년 만에 스퀘어 비즈니스에서 핵심 축을 담당하는 서비스로 성장시킨 것이다.
스퀘어는 내부에 암호화폐 사업 전담조직을 두고 비트코인 결제와 관련된 기술 연구도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최근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간 교환을 쉽고 빠르게 하는 특허 기술을 확보했다.
스퀘어의 행보를 살펴보면, 캐시앱 내 비트코인 사고팔기 서비스를 통해 비트코인 보유 사용자를 늘린 후 암호화폐 결제 사업까지 확장해 나가겠다는 전략이 읽힌다.
그동안 많은 업체가 암호화폐 실사용 사례를 만드는 데 도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스퀘어는 좀 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이미 모바일 결제 시스템 생태계를 갖추고 있어 비트코인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기 좋고, 비트코인 열성 지지자인 CEO 잭 도시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 발행이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스퀘어가 빠르게 치고나가 시장을 선점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하다.
■코로나로 우울한 미국 증시...스퀘어는 비트코인 타고 훨훨 날았다
스퀘어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13억1천3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 23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월가 예상치인 매출 5억9천300만 달러, EPS 21센트를 크게 넘어선 실적이다.
실적 발표 다음날인 27일 스퀘어의 주가는 장중 한때 10% 이상 폭등했고, 전일 대비 3.6% 상승한 수치로 마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 침체가 우려되면서 미국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상당히 선전한 것이다. 같은 날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둘다 4.4%, 나스닥은 4.6% 하락했다.
이번 분기 호실적은 비트코인 판매 사업 성과가 견인했다. 스퀘어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캐시앱에서 비트코인 사고팔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용자가 캐시앱 보유액으로 비트코인을 사면, 스퀘어 매출로 집계된다. 비트코인 구매 수수료 1.76%는 수익으로 남는다.
스퀘어의 4분기 비트코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0%나 늘어나 1억7천7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익은 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매출 비중을 봐도 비트코인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이 드러났다. 4분기 캐시앱 전체 매출 중 절반 가까이를 비트코인 판매에서 거뒀고, 4분기 전체 매출에서 비중도 13%에 이르렀다.
지난해 전체 비트코인 판매 실적도 좋았다. 전년 대비 210% 성장해 5억1천64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수익도 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스퀘어 전체 매출( 47억1천350만 달러) 중 비트코인 판매가 11%를 차지했다.
경제 전문지 포춘은 4분기 스퀘어 실적을 전하면서 "비트코인이 스퀘어 비즈니스를 얼마나 강화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스퀘어에서 암호화폐가 얼마나 인기를 얻고 있는지 인상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스퀘어, 암호화폐/블록체인 대중화 실험 이미 시작...비트코인 결제에도 관심
스퀘어는 비트코인 매매 서비스를 넘어 비트코인 송금결제까지 암호화폐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간 원활한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네트워크'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미국 특허청에 공개된 특허 설명서에 따르면 스퀘어의 이번 특허는 서로 다른 종류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지불 시스템에 관한 것이다.
이 시스템 내에서 소비자는 암호화폐를 포함해 자신이 선호하는 어떤 통화로든 결제할 수 있다. 동시에 가맹점은 소비자가 어떤 방식으로 지불하든 상관 없이 가맹점이 원하는 통화로 상품에 대한 온전한 가치를 받을 수 있다. 시스템 내 '자동 교환 실시간 청산 기능'을 넣어 구현했다.
스퀘어 측은 이 시스템이 "특히 '리테일(유통)' 분야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암호화폐는 여전히 변동성이 너무 크고 처리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효율적인 결제 시스템이라고 보기 어렵다. 가맹점 입장에서 가치가 요동치고 있는데 수분~수십분 후에 처리되는 결제 수단을 받아 줄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이번 특허 기술로 이런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스퀘어 측은 기대했다.
스퀘어는 기존 암호화폐 지갑에 '비트코인 라이트닝' 솔루션을 적용해 쉽게 결제 속도를 높이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라이트닝은 비트코인 결제 사용자 경험(UX)를 향상시키기 위해 등장한 오픈소스 프로젝다.
스퀘어 암호화폐 사업 전담 조직 스퀘어크립토팀은 라이트닝이 적용된 비트코인 지갑을 별도로 개발할 필요 없이,기존 비트코인 지갑에 라이트닝 결제를 통합할 수 있게 해주는 일명 '라이트닝 개발자 키트'를 개발 중이다.
스퀘어크립토팀은 "비트코인이 글로벌 화폐로 널리 쓰이기 위해서 UX, 보안, 프라이버시, 확장성 면에서 향상이 필요한데 현재 라이트닝 인프라는 이런 기능 없이 불완전하다"며 키트 개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페이스북 리브라보다 실현 가능성 높은 스퀘어의 블록체인 혁명
스퀘어가 암호화폐 송금결제 사업에 본격 뛰어들 경우 블록체인 대중화를 앞당기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가지고 있어 암호화폐를 사업에 결합할 경우 빠른 확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퀘어 캐시앱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며 미국 모바일 간편 송금결제 시장 1위 서비스인 페이팔 벤모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캐시앱 월간 사용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60%늘어 2천400만 명에 이르렀다. 지난해 페이팔 벤모의 월간 사용자는 30% 늘어났다는 점에서 스퀘어의 추격이 거세다.
또, 스퀘어가 캐시앱뿐 아니라 소형 포스 기기, 모바일 페이먼트 플랫폼 등 소상공인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갖추는 데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스퀘어 시스템을 쓰는 가맹점이 암호화폐 결제 수단으로 받아줄 수 있게 지원하는 방안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스퀘어 CEO 잭 도시가 비트코인의 열렬한 지지자인 만큼, 암호화폐 결제 사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란 기대도 높다. 잭 도시는 "비트코인이 인터넷의 통화가 될 것"이며 "즉각적이고 수수료도 낮은 비트코인 결제가 현금 만큼 일반적으로 쓰이는 건 단지 시간 문제다"라고 입장을 자주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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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요소를 종합해 봤을 때 암호화폐 산업 대중화를 이끌 대표주자로 스퀘어를 주목할 해볼만 하다. 세계 24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자체 글로벌 화폐 리브라를 발행하려고 준비 중이지만, 세계 규제 당국의 견제와 파트너사의 이탈로 출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스퀘어는 이미 암호화폐 결제 사업에 필요한 거의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볼 수 있다.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해야 하는 부담이 없는데다가, 이미 미국 전역에서는 암호화폐 중개 서비스를 위한 라이선스도 획득한 상태다. 2018년 6월 뉴욕 금융 서비스국에서 비트라이선스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