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금지법' 놓고 뒤엉킨 업계…국회 판단 이목 집중

4일 법사위 전체회의, 5일 국회 본회의 예정

인터넷입력 :2020/03/02 18:38    수정: 2020/03/02 21:48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을 놓고 해당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수정 통과될 경우, 혹은 통과되지 못하느냐에 따라 국내 모빌리티 산업 지형도가 크게 뒤바뀔 수 있어서다.

국회에 따르면, 5일 개최될 본회의에 앞서 법사위는 4일 전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법안소위에서 법사위 전체회의에 회부할 안건을 상정하면 전체회의에서는 본회의 처리법안을 확정한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작년 3월 모빌리티와 택시업계의 사회적 대타협 이후 국토교통부가 7월 17일 발의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기반으로 한다. '여객자동차운송 플랫폼사업'을 신설해 플랫폼 택시를 제도화하는 내용이다.

해당 개정안에는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대여할 경우 관광 목적으로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인 경우에만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여 또는 반납 장소도 공항 또는 항만으로 제한된다.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쏘카 측이 해당 개정안을 '타다금지법'이라며 반발하는 이유다.

타다 차량. (사진=타다 홈페이지)

쏘카가 운영 중인 '타다', 큐브카가 운영 중인 '파파', 차차크리에이션이 운영 중인 '차차'는 모두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다. 렌터카를 빌렸을 때 운전자까지 알선해서 이용자에게 대여하는 셈이다.

렌터카 기반이기 때문에 택시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택시면허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포카(기사 포함 렌터카)라 칭하기도 한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 KST모빌리티, 티원모빌리티, 벅시, 코나투스, 위모빌리티는 택시 면허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행 규제에 맞춰 택시 면허를 가진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급속한 사업 확장이 어렵다.

이에 해당 모빌리티 플랫폼 7개 기업은 지난 27일 성명서를 내고 여객운수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한 바 있다. 기업들은 "20대 국회 회기가 끝나는 이 시점에 국회가 법 개정을 미뤄 법안을 폐기하는 것은 정부 정책을 믿고 신뢰하며 동 법안의 통과를 기대하는 모빌리티 기업과 이용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국회의 직무태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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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택시 법인을 인수해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 중이지만, 이번 개정안이 폐기될 경우 타다와 같은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도 고려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다양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포카 서비스도 검토 중이며, 그 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타다금지법이 이번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할 경우 코로나19, 다음달 총선 등의 일정에 밀려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임시국회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가, 타다금지법이 법사위 제2법안심사소위로 회부된다면 사실상 폐기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새로 개정안을 발의할 경우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플랫폼, 정부가 다시 모여야 하는데 이 과정이 길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