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타격 글로벌 IT업계, 공포심리가 더 걱정

연이은 행사 취소로 싸늘…"이럴 때일수록 냉정한 판단 절실"

인터넷입력 :2020/03/02 13:21    수정: 2020/03/02 21:5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글로벌 IT시장에 드리워졌던 ‘코로나19 먹구름’이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MWC를 시작으로 대형 행사들이 연이어 취소되면서 코로나19 홍역을 톡톡히 앓고 있다.

애플,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은 연이어 실적 경고를 내놓고 있다. 구글은 내부 행사를 취소했다.

또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여행 자제령을 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올 하반기로 예정된 아이폰12 출시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이 맘때쯤 본사 직원들이 중국을 방문해 조립생산 공정을 확정해야 하는 데 그 작업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벤처비트를 비롯한 몇몇 IT 전문매체들은 코로나19 자체보다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더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공포 때문에 시장에 연쇄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페이스북의 연례 개발자 행사인 F8도 취소됐다. (사진=씨넷)

■ 페이스북, F8 취소…코로나19 확산 땐 구글-애플 개발자 행사도 영향

지난 달 중순 MWC가 취소될 때만 해도 코로나19 사태가 곧 끝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당시 MWC가 취소된 가장 큰 이유는 ‘중국기업과 중국을 경유한 참가자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불과 보름 사이에 코로나19 사태는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젠 판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 여파는 IT시장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주요 기업들이 매년 주최하던 행사를 연이어 취소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매년 개최하던 F8 개발자대회를 전격 취소했다. 3월 중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될 예정이더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도 올 여름으로 연기됐다.

구글도 3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영업 및 마케팅 컨퍼런스를 취소했다. 연례 개발자 행사인 I/O는 5월초로 잡혀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진행 여부에 따라선 이 행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구글 (사진=씨넷)

MWC를 비롯한 주요 행사들의 연쇄 취소는 IT 경기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MWC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5G를 비롯한 다양한 이슈들이 물밑으로 내려 앉았다.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7월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인 하계올림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아직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당장 개최 여부를 논의할 정도로 급박하지는 않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판데믹으로 확대될 경우엔 심각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 전 세계에서 엄청난 인원이 도쿄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최근 들어선 첨단 IT의 향연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8K TV 등 텔레비전 산업 뿐 아니라 통신, 인터넷 등 전 분야에 걸쳐 엄청난 특수를 몰고 온다. 5G 대중화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

■ "정확한 정보 토대로 냉정하게 결정해야"

문제는 이런 결정이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올림픽 같은 경우 일본이 수년 동안 엄청난 인프라 투자를 해 왔기 때문에 섣불리 취소 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중계권 계약을 비롯한 엄청난 요소들도 무시할 수 없다.

I/O나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앞두고 있는 구글이나 애플도 마찬가지 고민에 빠져 있다.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조만간 개최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 오게 된다. 이 때 어떤 방향으로 결정을 할 지 고민스럽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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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벤처비트는 “MWC 같은 대형 행사들을 취소하지 않고 그대로 강행하거나, 공장을 폐쇄하지 않고 그대로 가동했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기업들이 사실을 토대로 한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냉정하게 결정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주장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