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올 한해 PC와 태블릿 출하량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초 1주일로 예상됐던 중국 춘절 연휴가 한 달 가까이 연장된 데다 붕괴 상태에 놓인 부품 공급망이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 1분기 PC와 태블릿 출하량이 지난 해에 비해 8.2% 줄어들고 2분기 출하량도 전년 대비 12.7%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각 제조사가 보유한 디스플레이와 센서 등 PC 핵심 부품이 오는 2분기 바닥을 치며 생산량 감소를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 IDC "올해 PC 출하량 7% 감소할 것"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해 전세계 PC 출하량은 총 2억 6천66만 9천대로 전년 대비 2.8% 성장했다. 윈도7 지원 종료에 따른 교체 수요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27일(현지시간) IDC는 올 한해 PC 출하량이 2억 4천800만 대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해 출하량보다 7.1%나 감소한 것이다.
IDC는 이런 출하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을 두 가지로 들었다. 먼저 윈도7 지원 종료를 앞두고 지난 해부터 기업체와 공공 기관을 중심으로 PC 교체가 일단락되며 더 이상 신규 수요 창출이 어려워 졌다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바로 코로나19다. IDC는 "최근 코로나19 유행으로 붕괴된 공급망이 수요를 줄였다"고 분석했다. IDC는 올 1분기 PC와 태블릿 출하량이 지난 해에 비해 8.2% 줄어들고 2분기 출하량도 전년 대비 12.7%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기존 부품과 제품 재고도 올 2분기에 바닥날 것으로 내다봤다.
린 후앙 디스플레이·디바이스 연구 부사장은 "중국 춘절 연휴가 2주 연장되며 한 달 가까이 공백이 생겼고 중국 공급망도 오는 5월까지 매우 느린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며 "터치 센서, 기판, 디스플레이 패널 등 중국에서 생산되는 핵심 부품이 2분기 들어서며 수급난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HP·애플·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영향
주요 제조사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취임한 HP 엔리크 로레스 CEO는 26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를 통해 "HP는 대부분의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며 중국 춘절 연휴 이후 생산 속도가 감소했고 오는 2분기에도 이로 인한 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애플 역시 이 달 중순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춘절 연휴 연장으로 인해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PC 출하량 감소는 마이크로소프트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체 생산하는 PC 기기인 서피스 제품군의 생산이 차질을 빚은 데다 PC에 기본 탑재되는 윈도10 운영체제 OEM이나 오피스 판매도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26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수요는 기대만큼 강력한 상황이지만 부품 공급업체들이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정상 가동되고 있다"면서 "윈도OEM과 서피스 쪽이 예상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 국내 시장도 재고 수급 난항
국내 유통 업계에 따르면 일부 노트북 모델 역시 재고 수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PC 시장의 최대 성수기는 졸업·입학 시기가 겹치는 매년 12월에서 2월로 꼽히지만 선호도가 높은 13인치 일부 모델의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대학교 개강이 2주에서 한 달간 미뤄지며 어느 정도 시간을 확보했지만 이 시기 안에 공급이 정상화 될지는 의문"이라고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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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교체 주기가 5년 이상으로 장기화 된데다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도 문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급락했다.
다만 IDC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2021년부터는 전 세계 PC 시장이 회복기에 들어서 1% 내외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