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 8K TV 제조사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의 원활한 대회 운영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데다가 얼어붙은 소비 심리로 올해 8K TV 판매량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때문이다.
2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8K TV 시장 성장세에는 코로나19가 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초만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 샤프, 소니, 하이센스, 창홍, TCL, 콩카, 스카이워스 등이 신제품을 쏟아내며 8K TV 시장 경쟁 격화를 예고했다.
통상적으로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되는 해엔 프리미엄 TV 판매량이 늘어난다. 여기에 도쿄올림픽 8K 시험 지상파 방송을 통해 8K 콘텐츠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8K TV는 콘텐츠 부족이 단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도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42년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한 캐나다의 딕 파운드는 AP와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을 열지, 말지 5월까지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8K 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8년 ‘QLED 8K’를 선보이며 8K TV 시대를 열었다. 최근엔 본격적인 8K TV 대중화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이사인 김현석 사장은 올해 초 열린 CES2020에서 "올해 TV 사업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TV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8K시장 확대”라고 강조한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8K 올레드(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일본 시장에 출시하며 도쿄올림픽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당시 LG전자는 일본에서 OLED TV 원조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내수 의존도 및 중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중국업체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사태가 2분기까지 이어지면 제조사들의 시장 내 순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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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코로나19 여파로 결혼 특수 시기인 봄철 TV 성수기가 위축될 우려도 나온다.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달 2020년형 8K TV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수백여 매체가 참석하는 대규모 출시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할지는 불투명하다.
유로모니터 히로미 야마구치 수석 연구원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이미 제품 생산라인에 영향을 미치고 출하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다가오는 도쿄올림픽에서 8K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격대 면에서도, 그리고 콘텐츠 면에서도 (8K TV가) 기존 UHD TV와 OLED TV를 대체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