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공적 포럼이 아니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를 적용할 수 없다.”
미국 제1연방순회항소법원이 유튜브에 대해 수정헌법 제1조를 적용할 수 없다는 판결을 했다고 아스테크니카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항소법원은 “유튜브가 널리 보급돼 있고, 공적 플랫폼 역할을 하긴 하지만 기본 성격은 여전히 사적인 포럼이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수정헌법 1조를 적용할 공적 포럼으로 보긴 힘들다는 게 항소법원의 판결 골자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떠한 법률도 만들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표현의 자유 침해 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의 근거가 된다.
하지만 수정헌법 1조는 국가 행위자(state actor)의 침해 행위를 규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민간 기구(private entity)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유튜브가 공적인 포럼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긴 하지만 수정헌법 1조 적용 대상인 '국가 행위자'로 보긴 힘들다는 게 항소법원 판결의 골자다.
■ "사기업에 수정헌법 1조 적용하는 건 힘들어"
이번 소송은 보수 미디어 회사인 프레이거유(PragerU)가 2017년 10월 구글과 유튜브를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프레이거유는 유튜브의 자의적인 노출 알고리즘을 문제 삼았다. 유튜브가 노출 제한 및 이용자 제한 필터 기능을 적용해 자신들의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것.
특히 프레이거유는 현안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지지하는 자신들의 ‘정치적 지향성’과 관점 때문에 유튜브의 타깃이 됐다고 강조했다.
또 “유튜브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구글의 규제와 필터링 정책은 수정헌법 1조 적용대상이다”고 밝혔다. 따라서 자신들의 콘텐츠 노출을 제한한 유튜브도 수정헌법 1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프레이거유는 사기업들이 공적 포럼에 제한을 가하는 것도 수정헌법 1조 적용 대상이라는 기존 판례도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프레이거유는 유튜브 측이 의회 증언 때 ‘언론 자유를 위한 공공 포럼’이라고 지칭한 점을 근거로 “유튜브를 공공 포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프레이거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에 불복한 프레이거유는 바로 항소했지만 또 다시 패소했다.
항소법원은 “유튜브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했다는 프레이저유의 주장은 한 가지 큰 걸림돌이 있다”면서 “유튜브는 사적인 회사란 점이다”고 판결했다.
■ 수정헌법 1조는 '국가행위자'에게만 엄격하게 적용
수정헌법 1조는 정부 같은 공적 기관들이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유튜브 같은 사기업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항소법원은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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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법원은 연방대법원의 판례를 중요한 근거로 제시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해 뉴욕주 공적이용채널을 운영하는 사기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단순히 다른 사람의 의견을 호스팅한다는 사실만으로 사적 기구가 수정헌법 1조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으로 전환된다고 보긴 힘들다”고 판결했다.
항소법원은 대법원 판결 취지를 이번 사건에 그대로 적용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이 수정헌법 1조에서 요구하는 국가기관 요건을 변경하는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 “유튜브가 공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해서 수정헌법 1조가 요구하는 국가행위자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