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근무해 지난 22일부터 일시 폐쇄됐던 구미2 사업장이 오늘 오후 1시부터 재가동됐다.
구미2 사업장은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S20 시리즈를 생산하는 곳으로, 잠정 폐쇄로 인한 해당 제품 생산에 우려가 제기됐지만 삼성전자는 휴대폰 생산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외적으로 코로나 여파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 업계는 향후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휴대폰 생산 및 판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코로나19, 이젠 국내 공장까지 확산…삼성 "갤럭시S20 생산 차질 없어"
지난 22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직원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A씨가 근무하던 구미2 사업장이 24일 오전까지 폐쇄됐다. A씨는 자가격리를 시행하고 있으며, 구미2 사업장은 방역을 끝낸 후 24일 오후 1시부터 생산 재개에 들어갔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휴대폰 공장을 베트남과 인도로 이전했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국내까지 확산되면서 삼성전자의 유일한 국내 휴대폰 공장인 구미2 사업장까지 타격을 받게 됐다.
구미2 사업장은 국내 유일의 삼성전자 휴대폰 생산기지로, 갤럭시S20과 갤럭시Z플립, 갤럭시폴드 등 연간 2천만대 가량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이번 구미2 사업장 일시 폐쇄 조치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20 시리즈와 갤럭시Z플립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다행히 폐쇄 기간에 주말이 포함돼 있었고, 이날 오후부터 생산라인을 재가동하기 때문에 다음 달에 출시할 갤럭시S20 시리즈의 물량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늘 오후 1시부터 구미2 사업장을 재가동했으며, 갤럭시S20 시리즈의 초도 물량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 베트남 공장도 공급망 차질…"현재는 큰 영향 없지만, 장기화 시 우려"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내 스마트폰 생산 비중은 적지만, 두 업체의 주된 제조공장인 베트남 공장이 중국에서 부품을 수급받기 때문에 코로나19에서 자유롭긴 힘들 전망이다.
현재 베트남에 있는 휴대폰 생산 공장도 코로나19로 공급망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베트남 주재 미국상공회의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내 제조업체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성 엔퐁, 타이응우옌성 옌빈 공장에서 전체 3분의 2에 해당하는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따라 향후 베트남 공장의 부품 수급 차질에 따른 스마트폰 생산 차질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베트남으로 들어가는 중국산 부품 공수를 위해 육로뿐 아니라 항공과 선박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사태 장기화 시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생산 차질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LG전자 또한 베트남 공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어 코로나19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LG전자는 아직 베트남에서 재고 문제는 없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출시 예정인 'V60 씽큐'에 대해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출시 지연) 영향은 크게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당초 이달 열릴 예정이었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신작 'V60씽큐'를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해당 행사가 취소되면서 신작 공개도 미뤄지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3월 말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V60씽큐'를 북미 지역에 출시할 예정이다.
■ 코로나19로 1월 스마트폰 출하량 7% 감소…"화웨이, 애플 직격탄"
한편, 스마트폰 업계는 이미 지난 달부터 코로나19 영향으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달 전 세계 스마트폰 출햐량은 1억50만 대로 전년 동기(1억790만대)보다 7% 감소했다. SA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내 수요가 줄어들면서 1월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중국 내 판매량이 많은 화웨이와 애플이 직격탄을 맞았다.
화웨이 출하량은 지난달 1천220만대로, 전년 동기(1천990만대)보다 39% 줄었다. 애플은 지난달 1천600만대를 기록, 전년 동기(1천560만대)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전 달(2천560만대)에 비해서는 약 38% 줄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 출하량은 지난달 2천10만대로 전년 동기(2천50만대)나 전달(2천30만대)보다 1~2% 줄어든 수준에 그쳤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전체적인 수요와 물량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IDC 박단아 연구원은 "소비자 수요 가운데 일부는 온라인 판매 채널로 이동할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채널 수요가 모두 온라인 채널로 이동하지는 않고 일부는 구매를 보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 반도체 업계 "공장 폐쇄 가능성 낮아...2차 감염 차단이 관건"2020.02.24
- 갤S20 나오지만 이통사 매장도 코로나19 직격탄2020.02.24
- "샤오미 미10, 주요 부품 90%가 미국산"2020.02.24
- 삼성전자, 美 'US 셀룰러'에 5G·4G 통신장비 공급2020.02.24
박 연구원은 또 "공급 차원에서는 상반기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신모델들의 경우 2~3월이 마지막 생산 테스트를 거치고 오류를 수정하는 결정적인 시기"라며 "결과적으로 상반기에 제품 출시 예정이었던 제조사는 일부 출시를 연기하거나 기약된 때에 출시하더라도 초동 물량의 원활한 공급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상반기 출시 제품의 출시 시기나 물량 공급이 지연되는 경우는 하반기 채널 재고량이 많아 하반기 출시 신제품의 셀인 출하량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올해 더욱 공급체인 및 채널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과 조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