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에 필적하는 1Gbps 이상의 전송속도를 내는 와이파이6(802.11ax)에 이어 전송속도를 두 배인 2Gbps까지 끌어올린 새 규격인 와이파이6E(익스텐드)가 등장했다.
업계 표준화 단체인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는 지난 해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와이파이6의 확장 규격인 와이파이6E를 통해 와이파이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브로드컴 역시 이달 초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용 칩셋인 BCM4389를 공개한 상황이다. 단 와이파이6E의 근간이 되는 6GHz 주파수 대역은 당분간 미국에서만 쓸 수 있다.
■ 와이파이6E란
와이파이6는 2012년 지정된 표준안인 와이파이5(802.11ac)를 대체하는 새로운 표준이다. 최대 전송속도 향상과 전력 소모 최소화 등 현대 환경에 맞게 기본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꿨고 보안 표준을 WPA3로 대체해 보안성을 높였다.
2018년 10월 표준화 단체인 와이파이 얼라이언스가 와이파이6 표준안을 발표했고 현재는 삼성전자와 애플, 넷기어와 인텔 등이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과 유무선공유기, 노트북용 칩셋 등을 시장에 내놨다.
와이파이6E는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와이파이 규격이 이용하던 2.4GHz와 5GHz 주파수 대역에 이어 6GHz까지 활용해 최대 전송 속도를 2Gbps까지 끌어올렸다.
■ 2.4GHz에 이어 5GHz도 '포화상태'
기존 와이파이가 이용했던 2.4GHz 대역은 국제적으로 'ISM 대역'(ISM Band)으로 산업·의료·과학용 장비나 기기가 별도 허가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 뿐만 아니라 무선 헤드폰, 블루투스도 이 대역을 이용한다.
1999년 등장한 첫 와이파이 표준인 802.11b는 2.4GHz만 지원했고 이론상 최대 속도는 11Mbps에 불과했다. 그러나 많은 기기가 같은 주파수 대역을 공유하다 보니 높은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이후 2003년에 나온 802.11g, 2009년 등장한 802.11n을 통해 5GHz까지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최대 전송 속도도 54Mbps, 이어 600Mbps로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현재는 5GHz 대역도 거의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 LTE 속도 따라잡고 5G도 넘본다
와이파이6E가 다시 6GHz에 눈을 돌린 것도 2.4GHz와 5GHz의 포화 상태 때문이다. 현재 와이파이 속도의 실질적 한계로 여겨지는 1Gbps 이상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6GHz 주파수 대역이 꼭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와이파이6E는 대역폭이 80MHz인 채널 14개, 160MHz인 채널 7개를 이용한다. 이를 통해 실제 속도 2Gbps 이상 고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이는 기가비트 LTE 뿐만 아니라 현재 3.5GHz로 운영되는 국내 5G 망의 다운로드 최대 속도인 1.5Gbps도 뛰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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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용 칩 전문 업체 브로드컴도 이달 초 와이파이6E와 블루투스를 동시에 지원하는 새 칩인 BCM4389를 공개했다. 이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국가별 6GHz 주파수 규제가 관건와이파이6E는 6GHz 뿐만 아니라 기존 2.4GHz와 5GHz 대역과도 여전히 호환된다. 그러나 최고 속도를 낼 수 있는 6GHz를 와이파이용으로 허가한 국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현재 6GHz 주파수 대역은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에서 5G 서비스에 쓰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해 말 FCC(연방통신위원회)가 6GHz 대역을 와이파이에 개방하기로 결정한 뒤 올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국내에서는 5.9GHz에서 7GHz 대역을 방송중계와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용도로 쓰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6GHz 대역 주파수의 공급폭과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