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로 접는 폴더블폰, 소비자 마음 잡을까

갤럭시Z플립·레이저 등 2세대 등장…대중화 이끌지 관심

홈&모바일입력 :2020/02/17 17:49    수정: 2020/02/18 08:52

2세대 폴더블폰 경쟁의 막이 올랐다. '좌우'로 접는 폴더블폰에 이어, '위아래'로 접는 새로운 폴더블폰이 올해 잇따라 출시되면서 클램쉘(조개껍데기) 형태의 폼팩터가 '접는 휴대폰' 대중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을 공개하고, 지난 14일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판매를 시작했다. 모토로라는 이보다 한발 앞선 지난 6일 폴더블폰 '레이저 폴더블'을 미국에 출시했다.

두 모델은 모두 위아래로 접는 폴더블폰으로, 과거 폴더폰과 유사한 형태다. '폰(액정)을 접는다'는 새로운 특성과 '위아래로 닫힌다'는 익숙한 형태의 결합이 향후 폴더블폰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좌) 삼성 갤럭시Z플립, 모토로라 레이저 폴더블 (사진=지디넷코리아, 씨넷)

■ 위아래 접으면?…"작은 크기로 휴대성 극대화"

삼성전자는 지난해 좌우로 접히는 1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를 선보였다. 갤럭시폴드는 '넓은 화면을 접어서 다닐 수 있다'는 사용성을 제공했지만, 휴대성 부분에서 큰 장점을 보여주진 못했다. 접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크기와 무게 때문이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새롭게 내놓은 두 번째 폴더블폰은 '위아래'로 접었다. 위아래로 접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무엇보다 작은 크기를 통한 휴대성 극대화다. 실제 삼성전자는 갤럭시Z플립을 소개할 때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를 강조한다.

삼성 갤럭시Z플립은 접었을 때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폰 크기를 줄여 휴대성을 높이는 전략은 이미 폴더폰 시절에 경험한 바 있다. 당시 휴대폰은 누가 더 작게 만들 수 있나 경쟁하듯 점점 더 작아졌다. 이후 점차 영상, 게임 등 휴대폰으로 즐길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나면서 큰 디스플레이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디스플레이는 점점 커져 왔다.

이제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시도로 들어섰다.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휴대하기에는 불편하지 않도록 기존 폴더폰과 같이 위아래로 접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갤럭시Z 플립의 접었을 때 크기는 가로 7.3cm, 세로 8.7cm이며, 모토로라 레이저의 접었을 때 크기는 가로 7.2cm, 세로 9.4cm다.

위아래로 접는 방식의 폴더블폰은 휴대성뿐 아니라 과거 폴더폰 시절의 향수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거 경험해봤던 사용성에 대한 추억이 뜻하지 않은 또 하나의 재밌는 구매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삼성 갤럭시Z플립.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 새로운 사용성…"핸즈프리 영상통화·셀피"

삼성전자는 위아래로 접는 폴더블폰을 통해 새로운 사용성도 추가했다. 바로 노트북처럼 세워놓고 쓸 수 있는 기능이다. 하이드어웨이 힌지를 사용해 노트북처럼 다양한 각도로 폴더블폰 상판을 펼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해당 기능을 통해 거치대를 사용하거나 휴대폰을 들지 않고도 영상통화나 셀피를 찍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새로운 폼팩터에 맞게 소프트웨어도 진화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새로운 폼팩터에 최적화된 사용성 제공을 위해 '플렉스 모드'를 제공한다. 플렉스 모드는 위아래로 접히는 폼팩터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의 화면이 상하로 자동 분리되는 모드다.

해당 모드를 통해 갤럭시 Z플립은 마치 작은 노트북과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다. 상단화면에는 사진이나 영상이 재생되고, 하단 화면에서는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폼팩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으로 내세운 '핸즈프리'나 '플렉스 모드'가 얼마나 유효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듯 보인다. 해당 경험이 새로운 시도에 그칠지 아니면 위아래로 접는 폼팩터의 존재 가치를 입증해줄지 지켜보는 것도 2세대 폴더블폰의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삼성 갤럭시 Z 플립 톰브라운 에디션 (사진=삼성전자)

■ 휴대폰도 이젠 패션…"패셔너블 액세서리의 역할도"

갤럭시Z 플립을 통해 또 하나 엿볼 수 있는 폴더블폰의 새로운 사용성은 바로 패션 아이템이다.

사실 휴대폰이 단순히 휴대전화 기능만하는 역할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사람들은 휴대폰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하고, 자신의 취향, 이미지를 확립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그 자체의 디자인, 브랜드를 통해 이미 휴대폰 그 이상의 것을 드러내는 역할로 팬덤을 공고히 해왔다.

이번 갤럭시Z 플립을 보면 삼성전자도 이제 단순히 기술력 좋은 휴대폰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을 생각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화장품 콤팩트를 연상케 하는 세련된 디자인과 패션 브랜드 톰 브라운과의 협업 작품인 '톰 브라운 에디션'은 휴대폰도 이젠 패션의 영역으로 들어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패션 브랜드 파인드카푸어와 협업한 갤럭시Z플립 케이스와 파우치.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전자는 패션 브랜드 파인드카푸어와도 협업해 갤럭시Z 플립 케이스와 파우치도 제공한다. 갤럭시Z 플립이 새로운 색상으로 택한 '미러 퍼플' 또한 패셔너블한 스타일을 고려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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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2세대 폴더블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에 내놓은 갤럭시Z 플립을 통해 향후 폴더블폰이 나아가야 할, 또는 나아갈 수 있는 여러 선택지에 대한 테스트를 종합해봤다고 할 수 있다.

이중 어떤 선택지가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을까. 아니면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선택지가 나타날까.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혁신의 길에서 하나의 실험작으로 그칠지 아니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지, 새로운 폼팩터의 2세대 폴더블폰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