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매출 6조원, 3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네이버는 라인의 마케팅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2년 연속 1조원 밑으로 하락했고, 카카오는 확실한 수익성 개선 모습을 보여줬다.
두 회사는 견고한 광고 수익 기반으로 신사업에 적극 투자할 것을 분명히 하는 동시, 금융과 콘텐츠 분야에서의 도약과 경쟁을 예고했다.
네이버는 분사한 네이버페이를 통해 종합 자산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중심으로 실명 계좌 기반의 ‘머니 2.0’ 전략과 '카뱅 퍼스트' 전략으로 금융 분야의 새 시장 개척을 선언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 플랫폼은 해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성장 중이다. 이 두 회사는 앞으로도 유료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 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탄생하겠다고도 했다.
■ 네이버, 글로벌 투자 강화…웹툰-테크핀엔 '날개'
먼저 네이버는 지난달 30일 지난해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6조5천934억원, 영업이익 7천1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각각 18% 성장하고 24.7%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0.8%다.
지난해 4분기는 매출 1조7천874억원, 영업이익 1천734억원, 당기순이익 1천962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9% 늘고 18.7%, 14.2%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9.7%다.
네이버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라인의 마케팅비 증가 때문이다. 라인의 적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네이버의 영업이익에 큰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라인이 일본 Z홀딩스와 경영통합을 앞두고 있어 네이버 수익구조 변화로 영업이익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독립한 네이버파이낸셜과 글로벌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웹툰에 대해 강조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서 종합 금융 플롯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네이버 통장을 시작으로 신용카드 추천, 증권, 보험 등 이용자들이 결제 속에서 자연스럽게 네이버파이낸셜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비즈니스 생태계가 지속 확대되고 결제 규모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예정"이라면서 "양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 등 고관여 금융서비스를 출시해 종합 자산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의 결제 금액이 지난해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고, 구매자당 결제 금액도 2배 이상 성장했다는 수치도 밝혔다. 한 대표는 "북미 거래액의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4분기 웹툰 거래액이 전년 대비 60% 넘게 성장했다"면서 "해외 비중은 20%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4분기 프랑스와 스페인어 서비스를 시작하며 유럽과 남미 시장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한 대표는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1등을 차지하며,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되도록 도전을 거듭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네이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직간접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기 성과에 급급하기 보다 중장기 성장 전략 하에 미래 먹거리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는 "그동안 검색과 인공지능(AI), 커머스, 콘텐츠 B2B 시장 투자의 우선순위를 갖고 투자해왔다"며 "지난해는 7천억원 정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직간접 투자가 이뤄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중국과 동남아, 유럽, 북미에 각각 1천억원씩 투자할 예정"이라면서 "올해는 4~5천억원 정도의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카카오, 톡비즈 매출 훨훨…머니 2.0 전략으로 '종합 자산 플랫폼' 도약
카카오는13일 지난해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3조898억원, 영업이익 2천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28%, 183%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천3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8천673억원, 영업이익 794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29%, 1천750%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4천39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실적을 살펴보면 플랫폼 부문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보인다. 4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27%,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한 4천440억원을 기록했다. 톡비즈 매출은 톡보드의 성공적 안착과 커머스의 역대 최고 거래액 달성으로 전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2천216억원을 기록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톡보드 광고 지면은 이용자 주목도가 높아 현재 3천개 이상의 광고주를 확보하고 있다"며 "일평균 매출은 5억원을 상회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톡보드 광고주가 수만개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10만개까지 광고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중심으로 한 테크핀(기술과 금융의 합성어)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전략실 부사장은 "올해부터 실명 계좌 기반의 '머니2.0'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쳐가고자 한다"며 "머니1.0 시대에는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결제 등 사업을 진행해 폰뱅킹 수수료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머니2.0은 국내 테크핀 사업의 판도를 바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카카오페이증권 인수 이후 인재 확충과 플랫폼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면서 "금융 비즈니스 연계를 통한 수익모델을 창출해 수익성 개선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카카오, 광고 매출 확대로 두자릿수 영업이익률 자신2020.02.13
- 여민수 카카오 "톡보드, 광고주 3천개 이상 확보"2020.02.13
- 네이버·카카오·SKT는 IT기업일까, 금융사일까2020.02.13
- 네이버·카카오는 신종코로나 정보 팩트체크 어떻게 하나2020.02.13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집중해온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해 콘텐츠 분야에서의 매출 증대도 본격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민수 대표는 "현재 글로벌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사업부문은 카카오재팬의 픽코마"라며 "픽코마의 경우, 4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고, 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올해에도 픽코마는 성장의 기회가 큰 일본 시장에서 ‘웹툰이 가장 잘 팔리는 플랫폼’으로서 그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