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마스크 대란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홈쇼핑사들이 정부 요구에 발맞춰 마스크 판매 방송을 확대했지만 여전히 수요를 못 맞추는 실정이다.
지난 주말인 8일과 9일 진행된 NS홈쇼핑 마스크 판매 방송에서는 준비된 상품들이 두 번 다 매진됐고, 11일에 홈앤쇼핑이 게릴라성으로 판매한 마스크 약 83만장 또한 7분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이에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마스크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늘고, 판매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T커머스 채널인 K쇼핑이 오후 1시 29분부터 약 10분간 마스크 판매에 나선다.
K쇼핑이 판매하는 마스크는 웰가드 KF94 황사마스크 밸브형으로 1세트에 60매로 구성돼있다. 가격은 5만9천원. 1인 1세트만 구매할 수 있으며, 총 1천세트(6만장)가 준비됐다.
K쇼핑 측은 전화와 ARS 구매뿐만 아니라 PC와 모바일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사전 주문은 막아뒀고, 방송 중에만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K쇼핑 관계자는 "트래픽이 평상시 유입보다 급증할 걸로 예상해 이에 대비한 서버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도 13일부터 마스크 방송을 편성했다. 이 회사는 13일 오후 2시 40분부터 마스크를 판매할 예정이지만 방송 판매는 하지 않고 자사 공식 쇼핑몰인 H몰에서만 판매를 진행한다. 마스크 수요가 크게 늘면서 주문 전화가 폭주할 것에 대비한 조치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13일 진행하기로 했던 ‘크린조이 마스크’ TV방송의 경우, 방송 시작 30분 전에 문자 메시지로 알려주는 ‘방송 알림’ 서비스 신청 고객만 10만 여명에 달한다”며 “방송을 예정대로 진행할 경우 ARS 주문 전화 폭증으로 통신 장애 등이 예상된다는 통신사 권고를 고려해, 방송 판매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이 준비한 물량은 총 4천세트(1세트 60개입, 24만개)며, 판매 가격은 지난해와 동일한 5만9천800원이다. 1인당 1세트만 구매할 수 있다.
홈쇼핑사들이 짧은 시간 마스크를 판매하는 이유는 물량을 아무리 많이 확보한다 해도 10분 내 매진되기 때문이다.
통상 홈쇼핑사들이 1천명에서 5천명 정도 구매할 수 있게 물량을 준비해 두지만, 서버가 마비되고 전화가 불통이 될 정도로 십만명이 넘는 소비자가 동시에 구매를 원한다. 마스크를 아예 살 수 없어서라기 보다는, 온오프라인에 개당 2~3천원에 판매하는 마스크를 홈쇼핑에서는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수십만명의 소비자들이 몰려 마스크 방송 앞뒤로 편성된 다른 방송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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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판매 방송으로 모든 전화가 불통되면 회사 업무가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며 "게릴라 방식으로 마스크를 판매하는 홈쇼핑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기간을 대비해 미리 물량을 확보해 놓은 홈쇼핑들만 정부 기조에 발맞춰 방송을 편성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대기업이 아닌 회사들은 이마저도 힘들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