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행정·공공기관 PC에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OS)를 탑재하는 '개방형 OS' 도입 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업무 편의성, 보안, 지속 가능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대와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에 먼저 독자적으로 리눅스 OS 도입에 나선 우정사업본부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행안부는 지난해 5월, 우본은 2018년 11월 리눅스 OS 도입 계획을 밝혔다. 행안부가 실제 리눅스 OS를 처음 도입하게 되는 것은 오는 10월이다. 이달부터 도입 전략을 수립하고 백신 솔루션, PC 초기화 소프트웨어(SW) 등 필요한 보안 인증 제도들을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이후 10월에는 행안부 전자정부국 공무원 200여명의 인터넷망 PC에 리눅스 OS를 도입하게 된다.
행안부는 전체 행정·공공기관 인터넷망 PC에 개방형 OS를 도입하는 시점을 현재 사용 중인 PC 내구연한 종료시점인 2026년으로 잡았다. 인터넷망 PC에 대한 리눅스 OS 도입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면서 프로그램 호환성, 보안 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업무망 PC OS 변경도 병행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본은 일찍이 리눅스 OS 도입을 추진한 만큼 행안부보다 진도가 빠르다. 우본은 지난해 ▲구름OS ▲티맥스OS ▲하모니카OS 등 리눅스 계열 OS 3종의 성능 테스트를 마쳤다. 테스트 과정에서 하모니카OS는 기준 미달로 탈락했다. 서비스 지원 조직과 지원하는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우본은 구름OS와 티맥스OS 각각 500개를 시범 계약하고, 공무원들의 이용 추이에 따라 계약 개수를 변동하겠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12월 OS 공급사들과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티맥스OS 3천개, 구름OS 2천개를 도입했다. 행안부와 마찬가지로 현재는 인터넷망 PC에만 리눅스 OS를 사용중이다.
행안부는 개방형 OS를 도입하면서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의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을 이용할 계획이다. 우본의 사례는 행안부의 계획과 동일하다.
행정·공공기관 PC는 실제 업무에 필요한 자료와 SW가 저장돼 있고 외부 네트워크 접속이 차단된 업무망 PC와, 보안 상의 이유로 자료 저장 없이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인터넷망 PC로 나뉜다. 사용자는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는 가상의 PC에 원격 접속한다.
리눅스 OS를 먼저 사용해본 우본 공무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용에 큰 불편은 없으나, 윈도에 비해 세세한 편의성은 부족하다는 게 종합적인 평가다.
우본 관계자는 리눅스 OS에 대한 내부 반응에 대해 "마우스 클릭에 대한 반응 속도 같은 세세한 편의성은 두 OS 모두 윈도에 비해 떨어졌고, 보안 결함 등의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구름OS의 경우 동영상 스트리밍이 원활하지 않은 문제가 있어 이를 보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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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리눅스 OS의 서비스 안정화, 업무 환경 상의 제약 등의 문제가 해결되면 업무망 PC에도 리눅스 OS 도입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업무망 시스템을 웹 표준으로 구축하고 있는데, 이게 완료되면 어떤 OS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며 "현재는 금융 업무에 수반되는 통장 프린터기, 카드 리더기 등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와 시스템이 윈도 기반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돼 있어 리눅스 OS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