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OS) 윈도 중속에서 벗어나 10월부터 단계적으로 개방형 OS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개방형 OS를 지원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행안부는 2월부터 개방형 OS 도입전략을 수립하고, 10월부터 행안부 일부 인터넷 PC에 개방형 OS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5월 행정·공공기관 업무용 PC에 개방형 OS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지 약 8개월만이다.
개방형 OS는 오픈소스 리눅스를 기반으로 개발돼 개방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리눅스 주요 구성요소에 국내 환경에 맞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프로그램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이전까지 정부부처는 윈도 OS가 설치된 PC를 5~7년 주기로 교체했다. 국산 개방형 OS를 사용하면서부터는 PC에 OS를 바로 설치하는 것이 아닌 민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형태로 운영된다. 기존엔 OS 라이선스와 유지 비용이 들었다면, VDI 운영비용이 든다.
행안부가 적극 시범도입에 나서면서 각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정부부처, 공공기관, 더 나아가 민간기업에도 자사 OS를 공급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행안부는 언급한 개방형 OS 예시는 한글과컴퓨터의 ‘구름OS’ 티맥스A&C의 ‘티맥스OS OE(오픈에디션)’, 인베슘의 ‘하모니카OS’ 등이다.
한글과컴퓨터 구름OS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기관인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30여개 국내기업이 공동으로 연구해 개발됐다. 특히 오피스, 보안, ERP 등 핵심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을 위해 작년 말 안랩, 휴네시온 등 업체들과 구름 OS 협의체를 구성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개방형 OS 시장 자체가 개화 단계이므로, 현재 시범도입 한 공공기관들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공공시장을 타깃으로 해서 차근차근 시장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티맥스OS OE는 기존 상용 데스크톱OS인 티맥스OS의 오픈소스 버전이다. 작년 행안부 개방형 OS 도입 발표 이후, 티맥스가 OE버전으로 공공부문 시장에 참여할 의지를 밝혔다. 우정사업본부와 국민연금공단에 티맥스OS를 공급했다.
티맥스 OS는 사용자가 특별히 학습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OS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오피스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을 높인 것이 장점이다.
티맥스 관계자는 “행안부에서 앞으로 어느 규모로 사업을 전개할 것인지에 대해선, 예산이 700억원 줄어든다는 부분을 제외하면 공개되지 않았다”며 “특히 다른 사업자들과 함께 가야하는 상황에서 시장 규모를 특정하기보다는, 국산 개방형 OS들에 사업기회가 생길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기관을 통해 먼저 개방형 OS 물꼬를 트고 B2B(기업 대상 비즈니스) 시장도 바라본다”며 “다른 민간 기업들도 윈도 비용을 절감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인베슘 하모니카OS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지원으로 개발됐다. OS에 설치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 수는 3만가지다.
아울러 인베슘은 국방부와 국민건강관리공단, 민간기업 등에 하모니카OS를 시범 공급해, 이미 다수 사용자를 확보했다.
인베슘에 따르면 지난해 국방부에 OS를 공급해 1만2천500대 PC가 하모니카OS로 운영된다. 이를 사용해본 군 장병수로 치면 40만명에 달한다. 작년 말부터는 애플 콜센터 대행 업체 유베이스의 PC에 하모니카OS를 테스트 적용해 업무적합성을 검토 중이다. 유베이스 PC 1만4천대의 OS를 하모니카OS로 교체할 수 있게 된다.
김형채 인베슘 대표는 “행안부는 몇가지의 OS를 교차로 써보면서 결과에 따라 자신들에게 적합한 OS 선택하려는 것으로 안다”며 “하모니카OS는 사용 중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알릴 수 있는 10만명 규모의 개방형 커뮤니티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지원을 위해 관련 프로그램도 출시할 계획이다"며 "또한 전국에 채널사를 확보해 광역권에 기술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OS 업체 외에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의 사업 기회도 열렸다. 정부가 민간 클라우드의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형태로 업무용 PC를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에 기존 PC 하드웨어 공급 매출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그보다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지출 비중이 커질 수 있다.
KT, SK브로드밴드, 네이버, NHN 등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 각 업체 내부적으로 현재 공공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개발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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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보안 업체도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각 OS 업체들이 보안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노력 중인 가운데 백신업체의 리눅스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구름OS의 경우 국보연이 주도하는 자체 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보안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티맥스, 인베슘 등도 행안부 주도 협의체에 참여해 관련 보안 SW 개발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