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없는' 차세대 폴더블폰, 곧 나온다

생기원, 유리처럼 단단하고 플라스틱처럼 유연한 커버윈도우 개발

화면을 접었다 펼쳐도 주름이 발생하지 않는 차세대 폴더블 폰의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6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은 정용철 생기원 마이크로나노공정그룹 박사 연구팀이 강화유리 수준의 경도와 20만회 이상 접었다 펼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 커버윈도우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커버윈도우는 외부 충격이나 오염, 지문 등으로부터 디스플레이 기판을 보호해주는 핵심부품을 말한다. 스마트폰의 경우, 스크래치에 강하면서도 표면이 매끄러운 강화유리를 주로 활용하지만, 최근 상용화가 되기 시작한 폴더블 폰에는 강화유리 대신 유연성을 갖춘 플라스틱 소재의 투명 폴리이미드가 적용되는 추세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에 성공한 플렉시블 신소재 기반의 커버윈도우. (사진=생기원)

하지만 투명 폴리이미드로 만든 커버윈도우는 강화유리로 만든 커버윈도우보다 스크래치에 약하고, 접거나 펼칠 때 이음새 역할을 하는 힌지 부분에서 주름 등의 변형이 발생해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정용철 박사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커버윈도우는 플렉시블 하드코팅 신소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플렉시블 하드코팅 신소재는 성형 가공이 자유로운 유리 소재의 일종으로 세라믹에 가까운 실리케이트(SiO2)와 실리콘 오일(SiO) 간 중간 수준의 물성을 지니도록 인위적으로 형성시킨 나노구조체다.

이는 자동차 열쇠로 강하게 여러 번 긁어도 스크래치가 발생하지 않는 9H 수준의 경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유연성은 곡률반경 1R(반지름이 1밀리미터인 원의 휘어진 정도) 범위까지 깨지지 않는 수준을, 내구성은 20만회 이상 반복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을 갖췄다.

정용철 박사는 "플렉시블 신소재는 폴더블폰 외에도 이차전지 분리막, 광학모듈 코팅, 자동차 곡면 폼 성형, 건축·가구 분야 등 활용범위가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커버윈도우 제조기술의 경우 완성도가 높아 조기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생기원의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디스플레이 및 소재·장비 업체가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공동 투자해 발족한 'KDRC(KOREA Display Research Consortium)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추진됐다. 정용철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8월 국내 특허 출원 6건과 등록 3건을 완료하고, 9월에는 미국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의 세계적 출판사 '존 와일리 앤 선즈(John&Wiley Sons)'가 발행하는 재료 분야의 SCI 학술지 'Journal of Applied Polymer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