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LGD, 中 LCD 모듈공장 멈춰

디스플레이에 이어 '삼성·SK 반도체 공장 증설투자' 보류도 우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2/03 21:17    수정: 2020/02/03 23:54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전역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자 중국 내 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의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나섰다.

3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중국 산둥성 옌타이와 장수썽 난징에 위치한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현지 공장들의 가동 중단을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악재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뉴스1)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옌타이, 난징에 이어 광저우 LCD 공장의 가동도 중단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옌타이와 난징 공장은 LCD 패널을 세트 업체에 공급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조립하는 모듈 공장을, 광저우 공장은 LCD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물량공세에 따른 LCD 가격하락으로 지난해 1조3천59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광저우 LCD 공장가동이 적자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 입장에서는 (자사 현지 공장을 포함해) 중국 내 LCD 공장가동 중단이 오히려 이득인 상황"이라며 "이는 현재 LCD가 생산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으로 LCD 생산을 중단하면 수급도 좋아지고, LCD 사업의 적자폭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장기관에서는 현재 1~2% 수준의 패널가격이 오르는 전망을 두고, 중국 현지 LCD 공장들의 가동이 줄면 2~3%까지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내 증설투자를 보류하는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메모리 반도체가 대부분 최종 수요처(스마트폰 제조업체)로 가기 전에 제조업자개발생산방식(ODM) 업체들을 거치는 만큼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 메모리 반도체의 유통 및 선적 마비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우시 D램 팹의 경우 우한으로부터 거리가 멀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또 중국 춘절 연휴간 교대 생산라인 직원이 기존 계획대로 가동 중"이라며 "삼성전자의 시안 캐파도 후한과의 거리가 있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장기화될 시 (이들 업체들의) 신규 증설이 제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곧바로 중국 현지 진출기업이 공장가동 중단, 물류차질 등의 피해를 입을 것에 대비해 비상대응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애로해소 지원을 위한 비상체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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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 이후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사업장 근로자 중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현지공장 조업 단축 ▲원부자재 재고부족 ▲사업장 폐쇄 등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지 진출기업의 동향을 파악한 결과, 아직까지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도 "중국 현지공장 휴무기간 연장, 중국경제 비중 및 글로벌 공급망 중심지의 특성 등으로 향후 신종 감염증의 확산 정도에 따라 우리 수출과 공급망 관리에 부정적 영향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