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일본 시장에서 AMD 라이젠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 점유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지난 해 말 기준 일반 소비자용 노트북 시장에서 AMD 라이젠 노트북의 시장 점유율은 24.3%까지 상승했다.
이는 일본 내 주요 PC 제조사들이 보급형 노트북에 인텔 프로세서 대신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탑재한 데다 AMD 라이젠 노트북의 평균 가격이 인텔 제품에 비해 20만원 가까이 저렴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 BCN "AMD 노트북 점유율 24.3%로 상승"
일본 시장조사업체 BCN이 지난 2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1월 일본 소매 시장의 노트북 점유율은 인텔 98.8%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월 NEC(레노버 자회사)가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을 출시하며 점유율에 변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2019년 마지막 주 판매량에서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의 점유율이 24.3%까지 상승했다.
BCN은 "판매 노트북 4대 중 한 대가 라이젠 탑재 노트북인 것은 1년 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충격적인 결과"라고 밝혔다.
■ "라이젠 노트북 판매 상승, 가격 요인 크다"
BCN은 라이젠 프로세서의 점유율 상승 이유를 성능보다는 가격에서 찾고 있다. BCN은 "라이젠 노트북의 평균 판매 가격은 10만 8천엔(약 110만원)이지만 인텔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의 평균 판매 가격은 12만 5천엔(약 125만엔)으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글로벌 제조사 관계자는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이 불거지면서 인텔이 코어 i5·i7 등 주력 제품 생산 비중을 높이면서 셀러론·펜티엄 등 보급형 프로세서 수급이 힘들어지자 상대적으로 수급이 쉬운 AMD 라이젠 프로세서로 눈을 돌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에 따라 프로세서 가격이 상승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BCN은 "지난 해 마지막 주 코어 i7 탑재 노트북 평균 가격은 14만 9천엔(약 150만원)인데 비해 AMD 라이젠 7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 평균 가격은 12만 1천엔(약 131만원)인데 이는 일반 소비자가 무시할 수 없는 가격 차이"라고 설명했다.
■ 국내 노트북 시장은 여전히 인텔 우위
반면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는 여전히 인텔 프로세서의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IDC가 집계한 국내 PC 시장 프로세서 점유율을 보면 인텔 프로세서 탑재 제품은 1분기 97%, 2분기 95%, 3분기 92%다. 특히 노트북 시장에서는 1분기 인텔 99%, AMD 1%에서 2분기 인텔 95%, AMD 5%, 3분기 인텔 91%, AMD 9% 등으로 여전히 인텔의 우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국내 한 유통사 관계자는 "AMD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을 판매했던 총판이 발열과 성능 문제 등으로 문제를 겪었던 과거 때문에 적극적으로 판매에는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AMD 라이젠 노트북을 출시했지만 점유율 소폭 상승에 그쳤다.
■ AMD 새 칩 탑재 노트북, 2월 이후 출시
AMD 역시 노트북 시장의 점유율 확보를 위해 올 초 CES 2020에서 7nm(나노미터) 기반 프로세서인 라이젠 7 4800U 등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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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리사수 AMD CEO는 라이젠 7 4800U 프로세서는 스레드 하나만을 이용한 싱글스레드 테스트에서 인텔 코어 i7-1065G7 프로세서에 비해 최대 4% 빠르며 멀티스레드 작업에서는 최대 90% 이상 빠른 성능을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탑재한 레노버 요가 슬림7 등 노트북이 2월 이후에나 출시될 것으로 보여 국내 노트북 시장 최성수기로 꼽히는 1분기 안에 눈에 띄는 판매 결과를 이끌어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