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차에도 구글세?...OECD, 디지털세 기본틀 합의

2월 G20 재무장관 회의 상정...연말까지 최종 방안 마련

디지털경제입력 :2020/01/31 14:54    수정: 2020/02/03 10:25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이 ‘디지털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일명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세가 적용되는 업종에 구글과 같은 디지털 서비스 업종은 물론이고 휴대전화·컴퓨터·자동차 등 소비자대상 사업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나라 핵심 수출 산업인 ‘반도체’는 디지털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9~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다자간 협의체(IF)’ 총회를 통해 디지털세 부과를 위한 기본 골격에 합의했다. IF는 다음 달 예정된 G20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합의 사항을 상정하고, 연말까지 최종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임재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디지털세 국제논의 최근동향' 배경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원)

디지털세는 구글·페이스북 등과 같이 물리적인 사업자 없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하는 디지털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현재 법인세는 기업의 물리적인 사업장이 위치한 국가에만 부과된다. 때문에 물리적 고정사업장이 없는 디지털 기업은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임에도 불구하고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OECD는 디지털세 도입을 위한 IF 총회를 열고, 각국 정부의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일정 규모 이상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 이익 일부에 대해서는 시장소재국에 디지털세 과세권을 배분하기로 했다.

적용 업종은 디지털서비스 사업과 소비자대상 사업이다.

디지털서비스 사업은 ▲온라인플랫폼 ▲콘텐츠 스트리밍 ▲온라인게임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등이다. 넷플릭스와 구글 등이 대표적인 디지털서비스 사업자다.

소비자대상 사업은 ▲컴퓨터제품 ▲가전 ▲휴대전화 ▲옷·화장품·사치품 ▲프랜차이즈(호텔·식당) ▲자동차 등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포함된다.

디지털세 부과 대상은 글로벌 총매출액, 대상 사업 총매출액, 이익률, 배분 대상 초과이익 합계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다국적 기업이다. 자동차·휴대전화 등 제조업의 경우, 해외에서 일정 수준의 초과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디지털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해외 매출이 크지 않은 국내 포털사업자도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중간재·부품 판매업(B2B)이나 광업·농업, 원재료 판매업, 금융업, 운송업 등은 디지털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는 우리나라의 수출을 책임지는 ‘반도체’에 디지털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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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는 올해 말까지 합의문을 만들고, 내년 이후 규범화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이후 다자간 조약을 통해 디지털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각국 세법 및 양자조약에 반영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실제 도입은 2~3년 후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재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소비자대상 사업은 디지털서비스 사업에 비해 과세권 배분 대상이 되는 범위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폰·자동차 등 소비자대상 사업을 하는 국내 사업자가 받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