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시행령 개정안) 시행이 1년 4개월을 넘어서고 있지만, 아직도 해당 법 위반을 신고할 수 있는 체계가 일원화되지 않았다.
심지어 전국 지자체는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에 대해 서로 다른 법적인 시각을 보여 전면 개정 없이는 해당 법이 유명무실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광화문 세종로 주차장 등 시내에 설치된 주요 공용 급속충전기에 ‘전기차 외 주차금지, 전기차 전용 충전구역’이라는 노란색 바탕의 경고 문구를 부착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을 위반할 경우 내야 하는 과태료 까지 적혀있다. 만약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위반사례가 발생할 경우, 다산콜센터(02-120)으로 연락하라는 안내까지 넣었다.
하지만 다산콜센터는 서울시내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처리를 담당하는 허브(HUB)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설별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적용 대상 여부를 묻는 질문이 나오면, 실질적인 대답을 하지 않고 서울시 기후대기과에 문의해야 한다는 이해하기 힘든 답변을 해서다.
게다가 아직까지 서울시는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단속 업무 권한 위임에 대한 문제를 해결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고를 해도 여러 이유로 위반 차량에 대한 과태료 부과가 어렵다.
■ ‘생활불편신고’ 앱 신고 가능해도, 처리 시간결과 제각각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을 신고할 수 있는 전국 공용 번호나 자체 운영 센터 설립 방안을 아직까지 발표하지 않았다.
이렇게 법 운영이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전기차 오너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충전방해금지법 신고는 바로 ‘생활불편신고’ 모바일 앱이다. 해당 앱 카메라 기능을 작동시킨 후, 충전방해금지법 위반 사례라고 적어 신고하면 해당 지자체가 신고 내용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지자체에 따라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신고 처리 절차 시간과 결과가 차이가 난다. 어떤 곳은 1주일 안에 처리되기도 하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해당 신고가 약 3주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지자체 공무원들의 잘못된 법 해석도 전기차 오너들의 충전방해금지법 신고를 무력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해 10월 15일 경기도 스타필드 고양에 위치한 공공 전기차 급속충전 장소에 주차한 일반차량을 촬영했고, 생활불편신고앱을 통해 지자체의 결과를 받아보기로 했다.
생활불편신고 앱 신고를 받은 경기도 고양시는 해당 사항이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스타필드 고양 내 전기차 충전시설이 대통령으로 정한 시설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충전방해행위 신고가 이뤄져도 과태료 부과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스타필드 고양은 다양한 종류의 물건들의 판매되는 판매시설이다. 판매시설은 대통령이 정한 시설로 분류되고, 대다수 쇼핑몰이 100면 이상의 주차구획선(주차면)이 있기 때문에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결국 고양시 행정 담당 공무원의 판단 착오로 지디넷코리아의 신고는 과태료 부과 대신 충전방해금지법을 차량 운전자에게 알리는 ‘권고’ 수준으로 처리됐다.
전체적으로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이 유명무실해질 정도로 부실하지만, 지자체 스스로 나서 과태료를 부과하는 사례도 있긴 하다.
경기도 시흥시는 최근 시흥하늘휴게소 전기차 충전소에 불법 주차한 일반 차량을 대상으로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 경기도 하남시, 남양주시 등도 적극적으로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과태료 부과를 할 수 있는 계획을 보도자료로 통해 밝혔다.
지디넷코리아는 그동안 세 차례 ‘이슈진단+’를 통해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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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디넷코리아의 ‘이슈진단+’ 취재 시기에 맞춰 “올해 내로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문제점을 청취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필수 한국 전기자동차협회장(대림대 교수)는 “앞으로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충전방해금지법 자체를 고발하는 시민의식 뿐만 아니라, 충전소 내에 불법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선진 의식을 가지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며 “교육적인 차원에서 어린 학생들이 전기차 충전소 매너와 존중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