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키운 맥북프로 "키보드는 만족, 배터리에 불만"

[리뷰] 애플 맥북프로 16형

홈&모바일입력 :2020/01/30 13:08    수정: 2020/01/30 13:09

애플 맥북프로 16형. (사진=지디넷코리아)
애플 맥북프로 16형. (사진=지디넷코리아)

애플 맥북프로 16형은 2016년 하반기 모델 이후로 디스플레이와 키보드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었다. 기존 15형과 크게 차이 없는 본체 크기에 16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고 키보드를 버터플라이 키보드에서 가위식 스위치를 쓴 매직 키보드로 교체했다.

T2 칩이 제어하는 터치ID와 포스터치 트랙패드는 그대로 유지됐고 기본형에는 인텔 코어 i7-9750H 프로세서와 DDR4 16GB 메모리, 512GB SSD가 탑재된다.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AMD 라데온 프로 그래픽칩셋으로 처리를 자동 전환한다. 가격은 기본형 기준 319만원부터.

■ 15인치 크기에 넣은 16인치 디스플레이

기존 노트북 크기를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화면 테두리를 최소한으로 줄여 한 치수 큰 화면을 탑재하는 것은 윈도10 기반 노트북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애플 역시 맥북프로 16형에 2880×1800 화소 디스플레이 대신 3072×1920 화소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테두리를 줄여 15인치 크기에 16인치 화면을 넣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화소 수는 약 2만 화소 늘어났지만 화면 비율은 16:10으로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문서 작업과 사진 편집, 4K 이상 동영상과 멀티트랙 오디오를 편집하는 프로그램에서 툴바나 상태 표시창을 보며 더 수월하게 편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 넓은 화면에서 작업하게 된 만큼 능률도 그만큼 높아졌다. 그러나 15인치 모델에 비해 100g 이상 늘어난 무게(약 2.0kg)와 조금씩 늘어난 두께, 부피는 확실히 부담스럽다. 예전 제품만 생각해 한 손에 들려다가는 손목을 다치거나 제품을 떨어뜨리는 불상사를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디스플레이는 아이폰11이나 아이패드 프로와 마찬가지로 P3 광색역을 지원한다. 다만 큰 화면 크기에 비해 전력 소모를 억제하도록 설계된 디스플레이 탓에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동영상이나 화면 상하 스크롤 등 화면 전체가 움직이는 경우는 일부 잔상이 보인다.

■ 돌아온 가위식 키보드 "이게 진짜다"

2016년 이후 출시된 맥북프로와 맥북, 맥북에어 등 애플 노트북 제품을 구입한 이들을 은연중에 괴롭혔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우아한' 버터플라이 키보드다. 환경에 따라 길면 6개월, 짧으면 한 달 만에도 이물질때문에 일부 키가 먹통이 되거나 이중으로 눌리는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버터플라이 키보드가 가위식 스위치를 쓰는 매직 키보드로 대체되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물론 애플이 해마다 개선을 거쳐 최근에 내놓은 버터플라이 키보드는 키를 눌렀을 때 깊이나 내구성, 혹은 피로도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불안감까지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애플은 맥북프로 16형에서 보기에는 좋았지만 쓰기에는 불편했던 버터플라이 키보드를 버리고 드디어 가위식 스위치로 돌아섰다. 이물질이나 먼지때문에 겪는 스트레스를 걱정할 필요 없이 마음껏 혹사할 수 있게 된 것은 실로 다행이다.

맥북프로로 유닉스나 리눅스 서버에 접속해 터미널 작업을 하거나, 엑스코드(Xcode) 등으로 코딩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지만 큰 개선점도 있다. 터치바를 눌러야 했던 esc 키가 하드웨어 키로 독립된 것이다.

■ 화면과 맞바꾼 배터리 이용시간

맥북에어 16형은 디스플레이와 함께 프로세서도 일부 업그레이드했다. 16GB 메모리와 512GB SSD를 탑재한 기본형에는 게임용 노트북에 자주 쓰이는 인텔 9세대 코어 i7-9750H가 탑재된다.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고성능 라인업인 H시리즈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기본 케이블 대신 다른 충전 케이블을 쓸 경우 최대 공급 전력을 따져봐야 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프로세서 성능보다 실제로 가장 불만으로 느껴질 법한 것은 바로 배터리 지속시간이다. 맥북에어나 맥북프로 13형과 달리 맥북프로 16형은 배터리 소모가 확실히 빠르다. 기본 작동 주파수와 한층 커진 화면 크기 때문에 실제 이용 환경에서 6시간 이상을 버티기 쉽지 않다.

관련기사

내구성을 우려해 기본 케이블 대신 다른 케이블을 쓴다면 최대 허용 가능한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기존 스마트폰·태블릿용으로 나온 케이블은 대부분 30W 내외만 공급 가능하기 때문이다.

확장 단자는 썬더볼트3 4개를 탑재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화면이 넓어진 만큼 각종 툴바를 보다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esc 키가 하드웨어 방식으로 바뀌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기존 스마트폰용 케이블로는 최대 30W로 전원이 공급되어 충전 시간이 더 길어진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충분한 전력 공급이 불가능한 케이블을 연결할 경우 충전 속도가 느려지거나, 고성능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할 경우 오히려 배터리가 줄어드는 현상을 볼 수 있다. 60W급 충전기로도 충전은 가능하지만 전원을 완전히 끄거나 화면을 닫아 놓은 상태에서만 충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