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년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항의를 받은 후, 아이클라우드 서비스에 아이폰 데이터 백업을 완전히 암호화하려던 계획을 접었다고 주요 외신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약 2년 전 애플은 사용자에게 사람들에게 암호를 푸는 키를 서버가 아닌 개인 단말기에만 저장하는 '종단 간'(end-to-end) 암호화 방식을 제공해 아이클라우드 서비스 해킹을 막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애플이 아이클라우드 데이터를 FBI 등 수사기관에 넘길 수 없게 된다.
하지만, FBI는 아이폰을 쓰는 용의자로부터 증거를 확보할 수단이 사라진다며 이에 반대했고 애플은 그 다음 해에 이 계획을 중단했다. 애플 직원 중 한 명은 회사의 법률 부서가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이유로 이 계획을 중단했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번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플로리다 주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애플이 수사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지 일 주일 만에 나온 소식이다. 애플은 아이폰에 저장된 암호화된 정보에는 접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범인의 계정 정보, 아이클라우드 백업 자료, 거래 내용 등을 당국에 넘겼다고 밝혔다.
■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은?
애플은 수년 간 사용자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보여왔다. 2016년 애플은 2015년 샌 버나디노 무장 괴한이 사용한 아이폰5C에 대해 FBI가 해당 아이폰을 접근할 수 있게 암호를 해제하라는 FBI와 법원의 명령을 거부하면서 미 법무부와도 대립한 적이 있다.
현재 애플은 FBI 등 다른 법률 당국을 지원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일부 사용자 정보를 보호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애플은 기본적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암호화해 올바른 키나 비밀번호만 가진 사람만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IT 기업과 개인정보 보호 옹호자들은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와 법 집행기관은 암호화가 범죄 및 테러 활동을 조사하는 능력을 손상시킨다고 반대하고 있다.
아이메시지, 사진 등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 자료는 스마트폰에서 클라우드로 전송될 때나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될 때 암호화된다. 애플은 지원 페이지에서 "민감한 특정 정보를 위해 애플은 종단 간 암호화를 사용한다"며, "이는 사용자 본인만이 아이클라우드에 로그인한 장비에서만 자신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 뿐만 아니라 다른 누구도 종단 간 암호화 된 정보에 접근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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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애플은 외부 기관의 요청에 따라 개인의 아이클라우드 백업에 접근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플로리다 펜서콜라 해군항공기지 총격 사건의 경우, 애플은 범인의 아이클라우드 백업을 뒤져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 법무 장관은 범인의 휴대전화 잠금 해제 등에 애플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외신들은 2년 전 애플이 암호화 계획을 그대로 추진했다면, 법원 명령에도 암호화 된 데이터를 풀어 사법 기관에 넘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