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끝나면 즉시 출차”...충전 에티켓 전파 확산

민간뿐만 아니라 현대차도 직접 나서

카테크입력 :2020/01/13 17:22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시행령 개정안)이 유명무실해지면서, 전기차 오너들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충전 에티켓 전파 확산에 나서고 있다.

아직 정부가 충전방해금지법 강화 방안을 내세우지 못하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대책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오너 A씨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 공공 급속충전기 연결을 하지 않은 채, 충전 전용 주차 공간에 차를 세워둔 다른 전기차 오너의 행동을 소개했다.

A씨는 “전기차 오너들도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의 예외가 되지 않는다”며 “전기차 충전소는 전기차만을 위한 주차 공간이 아님을 우리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A씨의 주장은 다수 전기차 오너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도의 한 숙박시설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에 주차된 전기 렌터카. 충전 진행중이 아니라 충전방해행위에 포함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대중에게 발표된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의 과태료는 다음과 같다.

일반 내연기관차가 전기차 충전구역에 주차하면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순수 전기차도 충전을 하지 않고 전기차 충전구역에 주차하면 위반 대상이 된다. 만약 순수 전기차가 충전을 시작한 이후 2시간이 지나도 해당 구역에 주차되면, 해당 전기차 오너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충전구역 앞이나 뒤 또는 양측면에 물건을 쌓거나 주차하면 과태료 10만원을 내야 한다.

전기차 충전구역을 표시한 구획선을 지우거나 훼손하면 과태료 20만원, 충전시설을 고의로 훼손하면 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지자체에 따라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적용 범위가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100면 미만의 주차장에 설치된 공공 급속충전기는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전기차 급속충전 장소에 주차를 하는 일반 내연기관차량이 있어도 과태료 부과대신, 경고 수준의 통보만 받는 경우가 많다.

현대차 모터스튜디오 고양 하이차저 전기차 충전기에 설치된 충전 에티켓 안내문 일부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자동차는 충전방해금지법에 대한 논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전기차 충전 에티켓 안내문을 모터스튜디오 고양 ‘하이차저 충전기’에 부착했다.

이 안내문에는 “충전 종료 시 즉시 출차해 주세요!”라는 문구와 “충전소는 주차장이 아니에요!”라는 문구가 있다. 두 문구는 빨간색으로 처리돼 중요도가 크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영주차장 지하 4층에 설치된 전기차 공공 급속충전기에도 충전 에티켓 문화 확산을 위한 별도 안내문이 최근에 설치됐다.

이 안내문에는 “충전이 완료되면 다른 충전 차량을 위하여 주차면을 양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전기차 충전 관련 에티켓 안내문이 부착된 서울 세종로 공영주차장 전기차 공공 급속충전기 현장. (사진=지디넷코리아)

테슬라오너스클럽 등 전기차 오너들을 위한 인터넷 커뮤니티도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테슬라오너스클럽 회원들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열린 모델 3 대규모 고객 인도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석해, 전기차 충전 에티켓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를 상징하는 알림판까지 배포했다.

충전종료 안내를 알리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도 충전방해금지법 중요성이 담긴 문구가 포함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다음 충전이용 고객을 위하여 차량을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알리고 있고, 환경부 공공 급속충전기에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볍률 제16조 1항’ 표기를 언급하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신속히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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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은 당분간 쇼핑몰, 공영주차장 등 대중 이용 시설에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아파트 등 거주 시설에는 충전방해금지법이 적용될 가능성은 낮지만, 늘어나는 전기차 수를 대비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 확대와 법 선진화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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