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10년’ 주름잡던 IT 트렌드

2010년 3D TV부터 2019년 롤러블 TV까지

홈&모바일입력 :2020/01/03 16:28    수정: 2020/01/03 17:07

세계 최대 첨단기술 전시회 ‘CES 2020'이 오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CES는 1967년부터 시작된 세계 IT 전시회 중 하나로 매년 1월에 열린다.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은 CES에서 한 해를 리딩할 각종 첨단 전자제품을 선보인다. 덕분에 CES의 흐름을 보면 기술의 발전 방향과 다가올 미래를 엿볼 수 있다.

CES (사진=위키피디아)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IT 업계는 최근 10년간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난 10년 CES를 장식한 주요 키워드를 돌아본다.

■ 2010년 : ‘아바타’와 함께 3D TV ↑…세계로 무대 넓힌 전자책 단말기

삼성전자 3DTV (사진=SamsungTomorrow 플리커)

2010년엔 3D TV가 주연 자리를 꿰찼다. 2009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3D 영화 ‘아바타’의 인기로 3D 영상의 실효성이 입증됐다. 덕분에 3D TV가 상용화 준비를 마친 모습으로 공개됐다. 3D TV는 2009년에도 소개됐지만 3D 콘텐츠가 뒷받침되지 않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3D LED TV, 3D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홈시어터, 3D 안경 등을 발표했다. LG전자와 소니도 3D LED TV를 선보였다.

2009년에 미국을 휩쓴 전자책 단말기는 2010년엔 세계로 무대를 넓혔다. 전 세계 다양한 업체들이 CES에서 전자책 단말기를 발표했다. 반스앤노블과 삼성전자, MSI, 아이리버 등 약 24개 업체가 전자책 단말기를 전시했다. 하지만 태블릿PC의 출현으로 전자책 단말기 시장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 2011년 : 태블릿PC의 해…하드웨어 사양 개선된 스마트폰

CTA가 2011년을 ‘태블릿PC의 해’라고 공식 명명했을 정도로 태블릿PC가 쏟아졌다. 100종이 넘었다. 2010년 초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자 주요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태블릿PC를 내놓은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델, 도시바, 모토로라, HP 등이 화면 크기가 7~10인치인 태블릿PC를 선보였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는 태블릿이 아니라 스마트폰용으로 설계됐던 운영체제였기 때문에 아이패드를 따라잡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삼성전자가 CES 2011에서 공개한 LTE 스마트폰,

2010년까지 스마트폰은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MS 윈도와 같은 운영체제로 각축을 벌였다. 2011년부턴 제조사들이 운영체제에 익숙해졌고 하드웨어 사양에 초점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 3인치에서 4인치로 시간이 지날수록 화면 크기가 커졌다. CPU도 하나에서 2개로 늘었다. LG전자는 듀얼코어 칩을 탑재한 ‘옵티머스 2X’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안드로이드2.3 진저브레드를 갖춘 ‘넥서스S’를 전시했다.

■ 2012년 : 쏟아지는 안드로이드 태블릿PC…울트라북 시대 강림

구글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통합 지원하는 안드로이드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발표하며 태블릿PC 제품들이 쏟아졌다. 애플 아이패드가 제패하고 있는 태블릿PC 시장을 뚫기 위해 300달러 미만의 저렴한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가 다수 등장했다.

CES 2012에 울트라북 신제품 30~50종이 소개될 전망이다.

노트북이 본격적으로 얇아지기 시작했다. 인텔이 노트북보다 더 얇고 강력하다는 의미로 만든 울트라북은 확실히 얇고 가벼워졌다.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1.3kg대 무게에 20mm 이하 두께로 디자인된 노트북을 울트라북으로 분류했다. 인텔은 삼성전자와 LG전자, HP, 델, 에이서 등 전세계 PC 제조업체에서 10여종이 넘는 울트라북을 선보이는 한편, 울트라북을 더 얇게 만들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 2013년 : 4K 화두…모바일 프로세서 전쟁 격화

美 씨넷 선정 '베스트 오브 CES 2013' TV부문 최고 제품으로 선정된 삼성전자 85인치 초고해상도(UHD) TV(UN85S9)

2013년에는 4K(UHD) TV의 서막이 열렸다. 4K는 풀HD보다 해상도가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84인치 4K TV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LG전자는 55·65인치 4K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85·95·110인치 4K TV를 공개했다. 샤프와 도시바도 다양한 크기의 4K TV를 내놓았다.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 경쟁이 격화됐다. 삼성과 퀄컴, 엔비디아 등 주요 업체들이 작정하고 모바일 프로세서를 쏟아냈다. 업계 1위인 퀄컴은 그래픽 성능을 대폭 향상한 ‘스냅드래곤 800’을 선보였고,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코어가 8개 달린 ‘엑시노스5 옥타’를 소개했다. 엔비디아는 ‘테그라4’를 공개했다.

■ 2014년 : 웨어러블 기기 열전

삼성전자가 CES 2014에서 BMW, 자전거 제조사 트렉 등과 제휴하고 갤럭시 시리즈를 다양한 제품들과 연결해 활용하는 사례들을 시연했다. 사진은 갤럭시 기어로 BMW의 전기자동차 i3를 제어하는 이미지.

CES 2014에는 스마트워치, 스마트안경, 스마트반지 등 웨어러블 기기들이 다양하게 전시됐다. LG전자는 라이프밴드를 선보였고 소니도 스마트밴드를 공개했다. 특히, 인텔은 웨어러블 기기용 초소형 컴퓨터 '에디슨'을 발표했다. 당시 인텔 최고경영자(CEO)였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CES 기조연설을 통해 “웨어러블 기기용 솔루션을 출시하는 한편 생태계 확장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2015년 : 사물인터넷(IoT) 시대 본격 맞이…삼성 vs LG TV 대결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 도래했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대다수 참가기업은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사물인터넷 시대 초석을 다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삼성 제품을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 전시된 삼성전자 SUHD TV (사진=씨넷)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화질 경쟁에 각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SUHD TV'를, LG전자는 '올레드(OLED) TV'를 공개했다. LG전자는 2015년을 OLED TV의 대중화 원년으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CES에서 'UHD 얼라이언스' 공동 출범을 발표했다. LG전자도 이 단체 구성원으로 참가하는 등 UHD TV의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는 제조사의 의지가 두드러졌다.

■ 2016년 : 다 연결하라, 스마트홈·커넥티드카…일상에 들어온 로봇

가전제품과 자동차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IT 기기로 변신했다.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제품을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사물인터넷 냉장고 ‘패밀리허브’를 첫 공개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자율주행과 함께 인터넷 연결이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 2016에서 관람객들이 삼성 패밀리 허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016년 CES에선 산업용 로봇을 넘어 반려동물 로봇, 재활 로봇, 청소 로봇 등 일상 다양한 영역 로봇이 등장했다. 특히, 인텔은 자사 3차원 카메라 기술인 '리얼센스'를 적용한 로봇 '세그웨이' 등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삼성봇 3종 '케어, 에어, 리테일'을 소개했으며 LG전자는 허리 근력을 지원하는 'LG 클로이 수트봇'을 처음 공개했다.

■ 2017년 : 자율주행 자동차, 현실로

현대차가 'CES 2017' 개막에 앞서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주변 도로에서 '아이오닉EV' 야간 자율주행을 시연했다(사진

2017년을 기점으로 CES의 중심축이 가전에서 이동성(mobility)으로 옮겨지기 시작했다. CES의 C는 Consumer(소비자)가 아니라 Car(자동차)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2017년에는 르노닛산그룹 카를로스 곤 회장과 자율주행차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또 현대자동차와 일본 혼다, 독일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차를 직접 시승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 2018년 : AI 플랫폼 전쟁…중국 CES 굴기

구글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 등 AI(인공지능) 플랫폼 경쟁이 격화됐다. 2018년 구글은 처음 CES를 찾았다. ‘헤이 구글(Hey Google)’ 옥외 광고판으로 관람객을 맞이했다. 구글과 아마존은 각각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를 탑재한 수많은 기기들로 CES 전시장을 아우르며 지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CES 2018 센트럴플라자에 위치한 구글 부스.(사진=지디넷코리아)

중국 기업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CES에 참가한 전체 4천여개 기업 가운데 1천500여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화웨이와 바이두를 비롯해 하이얼, TCL, 하이센스, 스카이웍스, 창홍, 바이튼 등이 CES에서 기술을 뽐냈다. 특히 중국 로봇 공세가 거셌다. 별도로 마련된 CES 로봇관에 부스를 차린 기업 절반 이상이 중국 업체였다.

■ 2019년 : 롤러블 TV, 마이크로 LED 미래 디스플레이 향연

LGD 롤러블 디스플레이.(사진=지디넷코리아)

LG전자는 디스플레이를 돌돌 말아 보관할 수 있는 롤러블 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로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도 미래 TV 시장을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75인치 스크린을 최초로 공개했다. 75인치 마이크로 LED는 기존 대비 약 15배 작아진 초소형 LED 소자가 촘촘하게 배열돼 더욱더 세밀한 화질을 구현한다. 또 마이크로 LED 기술에 '모듈러' 방식이 적용돼 사용 목적과 공간 특성에 맞게 다양한 사이즈와 형태로 설치할 수 있다.

■ 2020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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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는 어떤 모습일까. 개막 전 분위기를 보면 새해에도 모빌리티 향연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번 CES2020에서는 현대자동차나 벤츠, BMW와 같은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사도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CES에도 다양한 로봇들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TA는 주목할 로봇으로 돌봄용 로봇과 교육용 로봇, 리테일용 로봇을 꼽았다. 아울러 전시 규모로 존재감을 과시해 온 중국이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이번 CES에서 전시 규모가 어느 정도로 줄어들지도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