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PC 업계는 다소 완화된 인텔 코어·제온 프로세서 수급난과 2020년 윈도7 단종을 대비한 업무용 PC 교체 수요, 게임용·콘텐츠 제작용 고성능 PC 수요로 소폭 성장했다.
새해에는 고사양을 요구하는 신규 게임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삼성전자가 인텔 신규 임베디드 프로세서를 탑재한 새로운 폼팩터의 PC를 출시할 예정이다. AMD는 4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로, 퀄컴은 지난 12월 초 공개한 스냅드래곤 7c·8c로 인텔의 점유율에 균열을 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 윈도7 교체수요·동영상 편집 PC가 수요 견인
올해 국내외 PC 시장은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 완화와 업무용 PC 교체 수요를 통해 소폭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완제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13.4% 증가한 102만 대로 집계됐다. 내년 1월 윈도7 지원 종료에 따라 노후 데스크톱 대규모 교체 수요가 영향을 미쳤다.
배틀그라운드 등 고사양 게임과 유튜브 등 동영상 편집용 PC 수요도 시장을 이끌었다. 인텔 코어X, AMD 스레드리퍼 등 동영상 인코딩에 유리한 멀티코어 프로세서의 수요도 늘어났다.
내년 상반기에는 '사이버펑크 2077', '몬스터헌터 월드:아이스본', '둠 이터널' 등 고사양 하드웨어를 요구하는 게임이 연이어 출시될 예정으로 일부 업그레이드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다만 상업용 시장은 윈도7 교체 수요 효과가 종료되어 신규 수요를 이끌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수급난 지속에 '脫 인텔' 시도 지속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됐다. 올 초만 해도 하반기 안에 수급난이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인텔이 지난 11월 말 '수급난과 출하 지연이 계속되고 있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발송하며 이런 기대는 무너졌다.
인텔은 수급난의 원인을 일관되게 폭증하는 수요에 돌리고 있다. 그러나 PC 제조사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새해 1월에도 프로세서 공급 상황에 대한 추가 설명이 있을 예정이지만 공급난의 구체적인 해소 시점을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내외 PC 제조사는 박리다매를 목적으로 하는 일부 업무용 데스크톱 PC와 노트북에 AMD 라이젠 프로세서 도입을 검토중이다. 단가와 납품 물량 모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AMD 라이젠 기반 서피스 랩톱3에 이어 퀄컴 스냅드래곤 기반 서피스 프로X를 오는 1분기 중 국내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에 따르면 국내 완제 PC 시장에서는 AMD가 큰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IDC가 집계한 국내 PC 시장 프로세서 점유율을 보면 인텔 프로세서 탑재 제품은 1분기 97%, 2분기 95%, 3분기 92%다. 특히 노트북 시장에서는 1분기 인텔 99%, AMD 1%에서 2분기 인텔 95%, AMD 5%, 3분기 인텔 91%, AMD 9% 등으로 여전히 인텔의 우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 "14/10nm vs. 7nm" 공정 대결 가속
인텔은 올 하반기 10nm(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를 성공적으로 출시했고 이미 이를 탑재한 노트북과 투인원 제품이 국내외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안에 10nm 프로세서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는 차질 없이 달성된 셈이다.
특히 올 초부터 추진한 아테나 프로젝트 인증 제품이 등장하며 노트북 교체 수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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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데스크톱용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여전히 14nm에 머물러 있고 정식 출시 시기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르면 다음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 2020 기조연설을 통해 제품이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이 역시 확실하지는 않다.
반면 AMD는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에 적용된 젠2(Zen 2) 아키텍처를 개선한 젠2+ 아키텍처를 내년 출시될 4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에 적용해 전력 효율과 성능 등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퀄컴도 TSMC 7nm 공정에서 생산된 스냅드래곤 8cx 등 프로세서로 ACPC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