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노하우를 가진 농장주보다 머신러닝 시스템이 소의 분만일을 더 정확하게 예측한 사례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인공지능(AI) 가축관리 서비스를 운영하는 유라이크코리아 허순영 부회장은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에서 AI 기반 가축 헬스케어 분석 및 적용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유라이크코리아가 개발한 라이브케어 솔루션은 작은 캡슐을 소가 가진 네 가지 위장중 첫 번째인 반추위에 넣은 다음 체온과 활동량, 음수 정보, 소화 정보를 하루 최대 300번 측정해 자동으로 서버로 송신한다. 이를 통해 구제역을 발정 및 분만시기를 예측한다. 이외에도 유방염, 식체, 산욕열, 패혈증, 유열, 케토시스 등 다양한 질병의 예방과 조기발견이 가능하다. 유라이크코리아가 7년간 모은 관련 데이터는 5억여건으로 소 사육에 대한 정보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20년 이상 소를 기른 농장주가 ‘이 소는 초산이기 때문에 예정일보다 2주 뒤에 분만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우리 머신러닝 시스템은 내일 분만할 거라고 예상했다”며 “그런데 우리가 예측한 날 정말 소가 분만했고, 농장주는 우리의 열렬한 팬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분 단위로 심부 체온을 측정해 분만 시간을 예측한다”며 “임신한 소 4마리 분만 시간을 예측했을 때 3마리에 대해서 모두 정확히 예측했고, 1마리는 조금 벗어나긴 했으나 예측 범위 내에 분만했다”고 덧붙였다.
허 부회장에 따르면 소의 번식은 농장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소는 3~4주의 한 번씩 발정기가 오는데 이때 자연 교배를 시키지 않고, 인공 수정을 진행해 출산율을 높인다. 라이브케어를 도입한 농장은 소가 분만하지 않는 날짜를 245일에서 118일정도로 줄였다. 기존에 알려진 발정 수가 4번이었다면 라이브케어는 8번 포착할 수 있었다. 또한 소의 난산율 30%로, 라이브케어로 정확히 분만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면 수의사가 분만 전 미리 대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라이브케어로 질병의 조기 발견이 가능해지면서,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도 억제할 수 있게 됐다.
허 부회장은 “유방염이 생기면 염증에 의해 체세포가 많아지는데, 이를 미리 감지해 질병에 1~4기가 있다면 0.01기에 알아차리는 것도 가능하다”며 “질병이 본격 발생하기 전에 미리 처치하면서 빠른 치료가 가능하고, 유기농 우유를 만드는 효과도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블록체인,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 막을 대안"2019.12.18
- '스마트미디어' 분야 스타트업 한 자리에2019.12.18
- 국민 절반 쓰는 '카카오T'로 보는 모빌리티 경제학2019.12.18
- “2020 수출, ‘신시장·신산업·신소비’에 대응하라”2019.12.18
또한 그는 “소가 미생물로 오염된 사료나 물을 먹고서 급성 패혈증 등에 걸리는데 3~6일 정도면 폐사한다”며 “그런데 브라질 같은 곳에서는 소가 10~20km 지역에 방목돼 자라면서 자연 치유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 솔루션으로 조기 감지하면 특정일, 특정 시간에 상태가 좋지 않다는 알림이 자동으로 간다”며 “이때 바로 수의사를 불러 조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