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는 최대주주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가 "금융 이력 부족자(씬파일러·대학생, 주부 등을 일컫음)과 소상공인을 겨냥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을 포용하고 기술로 불가능했던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토스뱅크 사업계획 발표회에서 이승건 대표는 "왜 기존 금융사는 뻔한 상품을 내고, 사용자 경험을 쉽게 설계하지 않을까,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평가가 왜 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었다"며 "질문에 대한 해결책과 강점을 (토스가) 갖게 돼 토스뱅크에 도전하게 됐다"고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건 대표는 이 때문에 기존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하지 않는 금융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상반기부터 얘기한 게 '포용과 혁신의 2세대 챌린저 뱅크'였다"며 "기존 인터넷은행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을 포용하고 기존에 할 수 없었던 불가능한 상품을 기술 혁신을 통해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단 토스뱅크는 신용등급 4~6등급의 중신용자 중 금융 이력 부족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상품을 구상 중이다. 이 대표는 "4~6등급 중 66%가 금융 이력 부족자이며, 중신용 개인 고객 중 금융 이력 부족자도 1천200만명이다"며 "이들을 위해선 높은 수준의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필요한데 토스는 강력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하나의 금융사가 볼 수 있는 데이터와 토스뱅크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의 폭과 질은 다르다"며 "많은 고객들의 동의를 얻어 (토스는) 다양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개별 금융사가 갖고 있는 걸 넘어서 한 개인의 금융 전체 데이터가 있는 것"이라며 "데이터를 이용한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그는 "전체 경제활동의 인구 23%를 차지하지만 여전히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이 다수 존재한다"며 "소상공인 고객은 6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준에서 봤을 때 한국이 따라갈 수 있는 것이 많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개인 중금리 신용대출과 씬파일러 대상 대출 외에도 1990년대 이후 출생자인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적금상품과 신개념 할부 금융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승건 대표는 "예적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있지만 예적금을 통해 돈을 모으는 경험은 중요하다고 본다"며 "재무상황에 맞춰서 예적금 납입금이 불입되는 자동적금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POS 대출, 즉 세일즈가 이뤄지는 포인트에 바로 할부금융을 누릴 수 있는 금융상품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토스뱅크는 이번 예비인가 이후 본인가를 위한 인적, 물적 구성 등을 맞춰야 한다. 예상 출범일은 2021년 7월께다. 이승건 대표는 조직 구성에 대한 굵직한 계획은 잡았으나 세부안은 주주들과 협의를 통해 맞춰나게갔다고 설명했다. 상품 기획과 개발은 애자일 조직으로, 후선 리스크 관리 조직은 강력하게 조직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스뱅크는 자본금 2천500억원(무의결권부 우선주 625억원)으로 시작한다는 내용의 예비인가 서류를 제출했다. 컨소시엄은 예비인가 서류 제출 시와 동일한 ▲토스(34%) ▲KEB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중소기업중앙회·이랜드월드(회사별로 각 10%) ▲SC제일은행(6.67%) ▲웰컴저축은행(5%) ▲한국전자인증(4%) 등이다. 이 외 알토스벤처스·굿워터캐피탈·리빗캐피탈 등 11개사다.
다음은 토스 이승건 대표와의 일문일답 요지.
Q. 차기 은행장과 추후 인적 구성은.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지배구조법에 따라 인사 절차가 있기 때문에 맞춰서 주주와 계획할 예정이다. 은행장 인선에서 정해진 것은 없지만 토스뱅크 컨소시엄에서 모바일과 인터넷을 잘 이해하고 새로운 조직 구조의 이해도가 가진 사람이 리더가 돼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등기이사이기 때문에 내가 은행장이 되는 일은 없다.
상품을 기획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강력한 후선 구조(조직)을 만들 것이다. 혁신 서비스를 내놓는 만큼 IT와 보안·법무·컴플라이언스 등 리스크 관리에도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기존 금융권서 리스크 관리에 명망있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상품 기획과 개발을 하는 조직은 애자일 구조로 가려고 하는데, 아이디어를 새롭게 만들 수 있는 IT와 모바일 업계의 많은 분들을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
Q. 지난 예비인가에서는 금융주력자임을 강조했다. 토스는 정보통신기업(ICT) 기업이냐, 금융업자냐.
"지난 예비인가에 금융주력자라고 의견을 낸 바 있다. 그 때 당시 회계법인에서 도출된 의견을 봤을 때 회계 기준 상 금융주력자로 했던 건 문제가 없다고 본다. 그 이후에 광고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 성장하면서 토스 자체의 성격이 전자금융업자이긴 하나 비금융주력자라고 보는게 적절하게 됐다."
Q. 지주사 전환 이슈를 거론하면서 슬로우 성장을 얘기했다.
"슬로우 성장이라는 단어가 놀랍긴 할 것이다. 슬로우 성장을 거론한 이유는 저희가 보기엔 토스 뱅크가 내후년 상반기에 런칭할 것인데, 그 당시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와 같은 속도를 예상하는게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등 여타 이슈를 풀기 위해 의도적으로 고려한 것은 아니다."
Q. 상장을 고려하고 있나.
"설립 전인 회사에 기업공개상장(IPO)를 얘기하는 것은 이르다. 주주와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빠르게 상장할 수 있다면 상장하는게 좋다고 생각하곤 있다."
Q. 흑자 전환 시기를 언제쯤으로 보나.
"기존 인터넷은행에서 낸 예측치를 보면 카카오뱅크는 3년, 케이뱅크는 6년을 예상했다. 그 범위 내에 드는 비슷한 기대값을 갖고 있다."
Q. 1차 때와 주주 구성이 많이 변했다.
"지향하는 서비스 사업 구조를 보면 ICT 기업의 관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금융 이력 부족자, 소상공인를 대상으로 하는게 메인이기 때문이다. 리테일에 접점이 있는 이랜드, 중소기업 현황을 잘아는 중소기업중앙회,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은행 주주들을 보면 지금 주주 구성이 토스뱅크 사업계획과 잘 맞다고 생각한다."
Q. 기존 은행이 하지 않았던 혁신 상품 공급이 목표라고 했다.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은행이 부실을 내기도 하는데 자본력이 미약한 토스뱅크 초기부터 이 시장을 공략하는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근본적으로 중금리 대출은 기술 혁신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많은 중금리 대출 상품이 있었지만 부분적인 데이터만을 갖고 평가를 했다고 본다. 토스뱅크는 다른 은행과 다르게 성공할 수 있다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Q. 수익에서 이자익과 비이자익의 비중은.
"사업을 고려할 때 비이자수익이냐 이자수익이냐 고려하기 보다는 혁신적 가치 변화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비율에 대해 말하긴 곤란하다. 출시하고자하는 'POS대출'을 보면 할부 금융이 필요한 고객에게 그 자리서 바로 신용평가를 해 할부금융을 누리게 하려고 한다. 이 때 수수료는 고객에게 받지 않고 이커머스 가맹점에서 받는다. 수수료 수익을 변화할 수 있는 요소는 많다."
Q. 비바리퍼블리카 주주들이 상환 포기 권리 동의서를 쓰면서 원한게 있나.
"상환 청구권 포기하면서 요구한 것은 없었다.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서 뜻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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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토스는 다른 금융사 상품을 중개하면서 수수료를 얻는 모델이다. 토스 뱅크로 경쟁력이 약화되거나 불공정하게 플랫폼에 소개될 수 있는 가능성은.
"토스는 토스뱅크 출범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중립적인 지위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