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6일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떨어진 '토스 컨소시엄'이 이번 예비인가에서는 적격 판단을 받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준비에 본격 돌입한다.
재수생인 한국토스뱅크(가칭·토스뱅크)는 지난 예비인가 시 지적받았던 자본 안정성 면을 보강하면서 예비인가의 문턱을 넘었다.
다만 토스뱅크는 향후 지주사 전환 이슈와 현재 대주주인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재무 안정성 해결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2021년에는 카카오뱅크·케이뱅크와 인터넷전문은행 '삼국시대'를 맞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3층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금융위원회 윤창호 금융산업국장은 "이날 오전 10시 임시 회의를 열고, 토스뱅크 한 곳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했다"고 밝혔다.
윤창호 국장은 "지난 5월 심사하는 과정에서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에서 토스뱅크에 대해 지배주주의 적합성, 자본 조달의 안정성을 미흡하다고 평가했지만 혁신성은 좋게 평가를 한 바 있다"며 "(이번 신청에서) 토스뱅크는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중소기업중앙회 등 안정적인 기관투자로 자본안정성을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자체적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주들과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지난 달 13일 토스는 자본금 중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상환 전환우선주 전량을 전환 우선주로 변경하기로 주주 동의를 얻는 데 성공했다.
토스뱅크는 자본금 2천500억원(무의결권부 우선주 625억원)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컨소시엄은 예비인가 서류 제출 시와 동일한 ▲토스(34%) ▲KEB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중소기업중앙회·이랜드월드(회사별로 각 10%) ▲SC제일은행(6.67%) ▲웰컴저축은행(5%) ▲한국전자인증(4%) 등이다. 이 외 알토스벤처스·굿워터캐피탈·리빗캐피탈 등 11개사다.
만약 은행을 경영하다 자본 조달이 필요할 때 기관투자자들로부터의 안정적인 자본 확충에 대해서도 계획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윤 국장은 "은행이 추가 자본 조달이 필요한 경우 기관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겠다는 확약서, 의향서를 제출했다"며 "2천500억원의 자본금을 조달하는 것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증자가 필요할 때도 어려움 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토스뱅크의 34% 지분을 보유하는 토스가 지속적으로 당기순익이 적자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도 제기됐다. 윤창호 국장은 "기본적으로 토스뱅크의 주주가 토스만 있는 것도 아니고, 34%를 제외한 66%의 안정적인 기관투자가 있어 전적으로 좌우되는 건 아니다"며 "토스가 제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토스 경영상황이 지금까지는 적자였지만 광고나 보험 추천 서비스 등 새로운 수수료 수익 부분이 확장되고 오픈뱅킹이 시행되면서 비용을 큰 폭으로 개선해 수익성 자체가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토스뱅크의 34% 지분을 보유하기로 결정한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분은 ▲이승건 대표(19.94%) ▲알토스벤처스(17.19%) ▲굿워터캐피탈(17.16%) 로 구성됐다. 올해 6월말 기준 자산 총계는 2천164억원, 매출액은 380억원, 당기순익은 499억원 적자다.
자본 안정성과 건전성 측면 외에도 지주사 전환 이슈에 대해서 윤창호 산업국장은 "토스뱅크 측은 빠른 성장보다 슬로우 성장을 기본적으로 해나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2년 간 사업계획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성장속도의 27%"라며 "(성장 속도로 보면) 지주사 전환 문제는 조만간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발생 시에도 추가적 보완대책이 있다고 토스 측이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토스뱅크는 4~5년 내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자회사에서 50%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경우 지주사를 설립해야 한다. 토스뱅크의 성장률이 비바리퍼블리카를 앞지르게 된다면 지주사 전환 설립 시점이 더 빨라지기 때문에 이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토스뱅크의 설립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만들면서까지 설립하려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취지와 부합하는 지에 대해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제정은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영위하는 자에게 은행 지분 34%까지 보유하게 해 은행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차원이었다. 토스뱅크의 최대주주인 토스는 전자금융업자다.
지난 5월 예비인가를 접수하면서 토스 측은 '전자금융업자도 엄연한 금융업'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에는 금융업자가 아닌 핀테크로 근간이 ICT 기술업체임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윤창호 극장은 "토스는 기보적으로 전자금융업자로 등록이 됐고,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으로 ICT 기업으로 보는 것에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토스 측이 매출액의 비중을 근거로 이 같은 논리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예비인가에서 토스는 송금과 이체 수수료가 매출액에서 대다수에서 발생했지만, 상반기 이후부터 금융광고 매출액, 즉 플랫폼에 다른 금융사의 상품을 소개해 중개 수수료를 받는 비중이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외평위원 역시 ICT 기업이라는 점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윤 국장은 "토스는 1천만명이 넘는 네트워크가 구축됐고, 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과 사회초년생을 위한 월급 가불 대출, 신용카드 미소지자에 대한 할부 서비스 성격의 대출 등의 계획을 제출했다"며 "해외 진출도 (주주인) KEB하나은행이나 기존 금융사와 연계하겠다는 얘기도 했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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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는 예비인가 이후 1년 반 정도의 준비 작업을 거쳐 2021년 7월께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위 윤창호 국장은 "은행업 경쟁도 평가에서 두 개까지 추가로 인가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만큼, 은행업 예비인가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내년 인가계획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