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에서는 인더스트리 4.0에서 추구하는 Dual Strategy(양면전략)은 독일이 '개인 맞춤형 제품 시장'과 '그러한 제품 제조를 최적화할 수 있는 기계·설비 시장'을 선도하면서 '제품 시장'과 '기계·설비 시장'의 선순환고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2013년에 발간된 인더스트리 4.0 추진 제안(FU & Acatech, 2013)에서는 개인 맞춤형 제품을 효율적으로 제조하도록 도와주는 CPS(Cyber Physical system, 사이버 물리 시스템)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는 수요기업 입장에서도 "두 가지 CPS 전략(Dual CPS Strategy)"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가지는 CPS를 이용해 선도적인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 전략이며, 다른 한 가지는 급변하는 선도적인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기업 전략이다. 이러한 두 가지 CPS 전략에 포함된 세 가지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다.
◇ 가치사슬을 가로지르는 엔드 투 엔드 엔지니어링. (출처=FU & Acatech (2013) 34ff.)
■ 기업 경계를 넘어 수평적인 통합 기반 가치창출사슬 혹은 가치창출네트워크 구축
■ 제품 및 관련된 제조 시스템의 전체 가치창출사슬에 대한 디지털 엔드 투 엔드 엔지니어링
■ 하나의 기업 내에서 유연하고 재구성 가능한 제조시스템 구축 및 제조시스템의 수직적 통합
상기한 구성요소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안정적인 기업의 포지션을 실현하고, 동시에 자신의 가치창출을 변화하는 시장 요구사항에 유연하게 적응하기 위해 공산품 제조업에 있어서 결정적인 조력자(Enabler)이다. 따라서 이러한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제조기업이 다이내믹한 시장 환경에서 빠르고 적시에 불량 없이 시장 가격에 제조를 가능하게 한다(FU & Acatech, 2013 참조).
첫 번째 "기업 경계를 넘어 수평적인 통합 기반 가치창출사슬 혹은 가치창출네트워크 구축"의 의미는 법적으로 독립되고 업무 수행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있어서 독자적인 조직들 사이에서도 긴밀하게 연계하고 협력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필요한 데이터를 공유하고 프로세스를 연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에서는 많은 경우에 납품업체와 구매업체 간에 수직계열 관계가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의 납품업체와 구매기업 간 협력도 독일에서는 수평적 관계로 보아 수평적 통합으로 표현한다. 수평적 통합에는 또한 하나의 기업 내에서 작업장 간 혹은 공장 간의 협력도 포함된다.
두 번째 "제품 및 관련된 제조 시스템의 전체 가치창출사슬에 대한 디지털 엔드 투 엔드 엔지니어링"은 가치창출과 관련된 전체 가치사슬에 있어서 처음 제품의 기획에서 시작하여 설계, 제조, 판매 그리고 출고 이후의 AS 단계까지 투명하게 업무처리절차를 확인할 수 있고, 긴밀하게 연계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그러한 업무처리절차가 하나의 기업에서 처리되든지 아니면 여러 조직에 걸쳐서 진행되던지 마찬가지이다.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경쟁력 있는 핵심 업무만 자체 조직에서 수행하고 나머지는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네트워크형 조직 구조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세 번째 "하나의 기업 내에서 유연하고 재구성 가능한 제조시스템 구축 및 제조시스템의 수직적 통합"은 하나의 조직 내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관련 조직 및 기능 들이 긴밀하게 연계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는 전통적인 의미의 강력한 수직적 통합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전통적으로 강력하게 통합된 조직의 수직적 피라미드는 해체되고 조직들은 느슨하게 연계되고 있으며, 이러한 조직은 역시 앞에서 언급한 네트워크형 조직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기능은 제조 단계뿐만이 아니라 경영 계층이 포함된 조직 전체를 말한다. 기업 내부의 활동이 외부로 이양될 때는 위에서 설명한 수평적 통합이 요구된다.
인더스트리 4.0은 개별 기업의 전략이 아니라 기업 내 수직적 통합은 물론 기업 간 수평적 통합을 통해 협력하는 참여자가 많을수록 효용이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협력에 동참하는 모든 기업들을 포함한 집단 전체, 즉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서 생태계란 반드시 특정 국가에 속한 이해관계자뿐만이 아니라 국적과 무관하게 가치창출과 관련된 모든 파트너를 의미한다.
네트워크 효과는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의미하며, 전체 효용이 개별적인 효용을 상회할 때 나타난다. 이는 인더스트리 4.0과 관련하여 이용자 숫자의 증가와 함께 표준 및 네트워크의 효용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더스트리 4.0이 확산되고, 모든 참여자가 효용을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숫자에 도달하면, 이용자 숫자의 증가는 가속화되어 나타나며, 기술의 확산은 스스로 진행된다. - BMWi, 2015.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독일에서는 인더스트리 4.0의 파급효과를 현재 상태, 사전적 및 사후적, 조율 및 협력 등 4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그림] 참조)
인더스트리 4.0을 도입하지 않은 현재 상태 시나리오에서 상호작용은 단지 개별적인 발주자와 수주자 사이에서만 일어난다. 그 결과 정보의 흐름은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이해관계자 들 사이에만 일어나며 제한적이다.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혹은 Manufactures, 주문자 상표 제품의 제조 혹은 제조 회사)으로서 대기업은 많은 중소기업과 연계되어 있으나, 제조 설비는 연결되어 있지 않다. 그 결과 기업들 간의 정보는 개별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흐른다.
사전적 시나리오에서는 기업들이 정적인 관점에서 비용 대비 효용 관계를 고려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여기에서는 동적인 네트워크 효과를 고려하지 않는다. 이 경우 대기업에서는 효용이 비용을 상회하는데 반해, 중소기업에서 기대되는 효용은 비용보다 적다. 따라서 인더스트리 4.0은 확산되지 않는다. 중소기업은 인더스트리 4.0에 투자하는 것이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후적 시나리오에서는 사전적 시나리오와 비교해 동적인 관점에서 네트워킹의 추가 가능성이 나타나는데, 이는 협력하는 제조 집단에서 통일된 통신 표준으로부터 도출된다. 여기에서 대기업으로부터 시작되는 표준을 통해 중소기업들 사이의 통신은 용이해지며, 이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이 생겨난다.
조율 및 협력 시나리오에서는 공동의 의사소통 형태 구현이 성공하는 것을 가정한다. 규격과 표준을 통해 인더스트리 4.0은 상호호환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사후적인 경우 보다 더 큰 경제적인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인더스트리 4.0 구현 시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협력해서 추진한다면 네트워크 효과는 극대화가 된다. 국내·외 모든 기업이 이상적인 경우 네트워킹되며 상호운용성이 최대화되므로 투자 위험은 최소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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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 4.0은 개별 기업 중심으로 추진하게 되면 모든 참여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도 많지 않으며, 확산 또한 쉽지 않다. 또한 네트워크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초기에 투자하는 경우 위험부담이 높아 최소한의 이용자가 도달할 때까지 많은 잠재적 이용자가 기다리는 펭귄효과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적극적인 초기 투자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펭귄효과는 물에 처음 뛰어드는 펭귄이 잡아먹힐 위험이 높아 먼저 물에 뛰어들기를 주저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독일 정부는 중소기업의 인더스트리 4.0 도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 혼자서는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없으며,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 확보는 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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