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에서 운행되는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처음으로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포함했다. 다만 제도 폐지를 1년 앞두고 실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최근 발표한 '신재생에너지차량 보급응용추천 목록'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 등재됐다.
구체적으로는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의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모델3와 SK이노의 배터리를 탑재한 베이징벤츠 E클래스로 확인됐다. 이들 차량은 각각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 4년만에 보조금 받지만…업계 "영향 크지 않을 것"
중국 정부가 국내산 배터리 탑재 차량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지난 2016년 말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CATL·BYD 등 자국 전기차·배터리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명분으로 해외 업체들을 견제해왔다.
특히 국내 배터리 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의 일환으로 그동안 중국의 보조금 제도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았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보조금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다. 또 중국 정부는 내년 말을 시한으로 보조금 제도를 운영 중이고, 그 규모도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다.
업계는 중국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보조금 혜택이 국내 배터리 업계에 미칠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 목록에 오른 차량이 단 두 대 뿐이고, 해당 차량이 어느정도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지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제 빗장이 풀리기 시작해 경쟁을 해야하는데, (보조금 혜택이 없던) 지난 4년여간의 시간을 단 1년만에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보조금 대폭 줄이는 中 전기차 시장
중국 현지 언론은 공업정보화부의 행보에 대해 최근 위축된 자국 전기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배터리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외국 기술의 국산화를 가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8월 이후로 3개월째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4.2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월 대비 35.5% 감소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7.3% 감소하는 등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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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보조금이 줄면서 배터리 용량이 큰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위주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CATL·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부진하면서 현지 업계 경쟁력이 약화됐다. 보조금 축소 여파로 현지 시장이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의 추세에 예의주시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올해 중국의 누적 배터리 사용량 성장폭이 대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보조금 축소와 경기침체 등 시장 위협 요인이 그대로 남아있어 현지 전기차 판매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적지않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