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가망 구축, 효율적 운영 확신 못해”

‘통신기본권 실현을 위한 대시민 토론회’서 의견 나와

방송/통신입력 :2019/12/06 17:52

“통신 기본권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시가 자가망을 구축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통신망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는 서울시가 효율적으로 망을 운용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6일 서울 시청에서 열린 ‘통신기본권 실현을 위한 대시민 토론회’에 참석한 김도훈 경희대학교 경희대학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가 2022년까지 1천27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S넷’의 추진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찾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넷은 서울 전역에 자가 광통신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2022년까지 공공와이파이 1만6천330대를 설치하고 공공 사물인터넷망 1천대를 설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는 S넷에 내년 200억원 가량을 투입할 방침이다.

6일 서울 시청에서 열린 ‘통신기본권 실현을 위한 대시민 토론회' 현장.

김도훈 교수는 통신망 서비스의 특징으로 구축보다 운영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축만 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로와 달리 통신망은 꾸준한 관리와 업데이트가 전제되지 않을 때, 효용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통신망 서비스는 망 구축 이후에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고 운영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며 “특히 서울시가 모세혈관과 같이 촘촘하게 통신망을 구축한다고 하는데, (망 운영 노하우가 부족하다면) 서비스가 중첩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망 운영에 드는 비용이 시설투자비 보다 많다는 지적과 통신 서비스와 함께 추진할 솔루션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자가망 구축을 추진했던 호주에서도 망 구축보다 운영에 더 큰 비용이 지출됐고, 결국 프로젝트가 중단됐다”며 “IoT 서비스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구체적인 비즈니스 솔루션이 함께 투입돼야 하는데, 노하우를 보유하지 않은 서울시가 너무 쉽게 통신망 구축 및 운용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도 S넷에 대한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서울시가 망을 구축하고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과연 소비자 후생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정지연 총장은 “통신비 인하를 위해 공공 와이파이의 확충은 긍정적이지만. 지자체 차원에서 서울시가 직접 와이파이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중복투자 문제와 와이파이 품질, 보안 등 다양한 측면에서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S넷이 서울시 예산을 통해 추진되는 만큼, 효율성과 적절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뜻도 덧붙였다. 정지연 총장은 “S넷의 공공와이파이는 제한적인 효과에 비해 유지보수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우려에 서울시는 데이터 소비가 정보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는 ‘이용자 복지’ 측면을 고려해 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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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넷을 담당하는 이원목 서울시 정책관은 “S넷을 추진하는 관점은 시민을 중심으로 봐야 한다”며 “누군가의 시장을 빼앗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백인 상황을 메우겠다는 것으로, 상호 보완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보여주기가 아니라 실효성 측면에서 시기와 방법, 유지·관리 측면 등을 담보하기 위한 방안을 향후 사업을 진행하면서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는 향후 미래 서울에 S넷이 도시의 인프라가 되고, 실효성 가질 수 있도록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