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채권과 영국과 미국 스왑 금리 연동 파생결합펀드(DLF)를 판매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판매 케이스 6건을 조사한 결과 우리은행은 최고 80%, KEB하나은행은 최고 65%를 투자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금융감독원 결과가 나왔다.
금감원은 이번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에 올라온 6건을 살펴본 결과 모두 불완전판매였으며 배상비율은 최저 20%, 최고 80%로 상하한선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금감원 분조위에 신청한 DLF 가입자들의 케이스 중 6건에 대한 배상 비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6건은 모두 은행의 불완전판매임으로 매듭지어졌다.
이번 6건은 모두 불완전판매로 결론남에 따라 투자자 투자 금액의 최저 20%, 최고 80%를 은행이 배상해야 한다. 이는 금감원 분조위의 합의안으로 은행이나 투자자가 수용하면 끝나지만, 투자자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다시 금감원의 분조위에 신청하거나 개별로 소송할 수 있다.
사안을 살펴 보면 고령이자 투자상품의 경험이 없고 난청인 경증 치매 투자자에게 DLF 상품을 판매한 우리은행의 배상 비율이 제일 높다. 금감원 김상대 분쟁조정2국 국장은 "불완전판매한 행위에 대해서는 은행에 엄정한 책임을 물어 분쟁 조정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80%로 배상비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예금 상품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기초 자산을 잘못 설명하고, DLF를 권유한 케이스에 대해 65%를 배상하라는 분조위 의견이 나왔다. 이 은행 직원은 상환 조건을 잘못 설명했으며, 기초 자산이 미국과 영국 스왑금리로 이뤄짐에도 이를 적확하게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분조위에서 은행의 내부통제 부실과 투자자 경험, 적합성 원칙 준수 여부를 따져 기본 배상 비율을 가감했다고 설명했다. 원칙적으로 기존 분쟁 조정 사례와 동일하게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위반에는 배상 비율 30%를 적용하되 부당 권유는 10%p 가산, 은행 본점 차원의 내부통제 부실책임 등은 20%p를 가산했다. 초고위험상품임을 감안했을 때 5%p도 덧붙여진다. 다만, 투자자가 금융투자상품 거래 경험이 많고 거래 금액이 큰 경우에 대해선 배상 비율이 줄어든다.
금감원 전갑석 분쟁조정2국 팀장은 "거래 금액에 대해서 일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에 적합한 상품을 팔았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은행의 내부통제가 인정됐지만 모든 투자자들에게 20%의 배상 비율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은행이 판매할 상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고 영업 전략도 부실하다는 점은 내부통제가 미흡한 요인이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모두 불완전판매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게 금감원 판단이다.
금감원 송평순 분쟁조정2국 팀장은 "은행 직원이 공부를 잘해서 완전하게 판매한 건도 있기 때문"이라며 "민원이 들어온 건 중 조사해 불완전판매라고 판명되면 내부 통제에 따른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LF 상품과 관련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는 분조위 결과에 대해 은행과 자율적으로 합의해야 한다. 은행이 자율적으로 다른 판매 케이스에 대해 분류, 배상 비율 방식으로 투자자와 합의하는 방식이다.
만약 소송을 진행 중인 투자자는 금감원 분조위 결과에 해당되지 않는다. 김상대 국장은 이외에도 "만약 DLF를 샀으나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분쟁 조정 대상이 된다"고 부연했다.
관련기사
- 우리은행, 고객 원하는 상품 얼마나 팔았는지로 KPI 개편2019.12.05
- 은행, 파생 결합 사모펀드 판매 못한다2019.12.05
- 금감원 "우리銀, DLF 원금 손실 위험 고지 안해"2019.12.05
- "금융사, 개인에게 DLF 손실 리스크 떠넘겨"2019.12.05
다만, 아직까지 금감원은 분조위를 거치지 않은 케이스가 남아있고 분조위와 금융사의 기관 제재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 국장은 "제재에 관한 부분은 (일반은행)검사국에서 법률 검토 해야할 사안으로 말할 부분이 아니다"고 대답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금감원 분조위 결정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며 조속한 배상 절차를 진행해 고객 손실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도 같은 답변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