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그넥스 "국내 IT 기업, 지금이 글로벌 진출 적기"

2천300억에 수아랩 인수한 코그넥스, 한국시장 진출 강화

컴퓨팅입력 :2019/11/27 14:24

“수아랩 인수를 진행하며 한국의 AI 인력과 기술이 가진 잠재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은 산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고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AI 기술을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달 미국 코그넥스가 한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수아랩을 국내 기술 분야 스타트업의 해외 기업 인수 합병(M&A) 중 최대 규모인 2천300억 원에 인수해 주목 받고 있다.

코그넥스는 AI 기반 ‘인지기능(See)’을 제공하는 제품을 설계, 개발, 생산하고 있는 머신비전 기업이다.

머신비전은 카메라, 이미지 센서 등을 통해 이미지를 포착하고 처리 하는 기술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형태로 구현된다. 공장 등 산업 현장에서 정밀하게 제품을 측정하는 등 모바일기기, 물류, 의료, 반도체, 태양광 등 광범위한 분야에 도입되어 생산성 및 효율성을 높이고 다운타임과 불량품을 줄이는데 활용된다.

코그넥스가 인수한 수아랩은 기계가 사물을 시각적으로 인식하는 머신비전 기술에 AI를 도입해 제조 현장에서 로봇이 물체를 인식하고 자동으로 불량 제품을 검출 및 분류하는 플랫폼 '수아키트'를 개발하고 상용화해 주목받았다.

코그넥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시장에 연구개발(R&D) 조직에 투자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관련 업계에선 수아랩 인수를 통해 그동안 대기업에 가려졌던 국내 AI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알렸을 뿐 아니라 앞으로 유사한 성공사례가 추후 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문응진 코그넥스 아시아 총괄 대표.

코그넥스의 문응진 아시아 총괄대표 역시 “한국 I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만큼 국내 기업에게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문 대표와의 인터뷰를 아래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코그넥스 코리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R&D 역량 강화

Q. 스마트팩토리 등이 본격화되면서 머신비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성과와 내년 전략은 어떻게 되는가?

"최근 가장 큰 성과로는 한국의 AI 기반 딥러닝 머신비전 솔루션 기업인 수아랩 인수를 꼽을 수 있겠다.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적인 기술력으로 정밀 제조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또한 코그넥스코리아는 최근 2~3년간 전 세계 지사 중 가장 빠른 성장을 보였다. 코그넥스 전체 매출의 1/3 정도가 아시아 지역에서 창출되고 있으며 한국 시장은 유독 더 빠른 성장세를 보여 본사에서 한국 시장에 거는 기대도 매우 크다.

올해는 기존 사업영역과 더불어 신사업 중 특히 물류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내년에는 제약, 식음료 등의 분야에서도 매출 증대와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조직을 확대하고 영업과 마케팅 전략을 함께 준비 중이다."

Q. 수아랩을 역대 최대 규모로 인수한 배경이 있다면?

"최근 코그넥스는 딥러닝을 접목하여 새롭고 더욱 향상된 머신 비전 제품을 개발하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미 2017년에 산업용 머신 비전을 위한 딥러닝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비디 시스템즈(ViDi systems)’를 인수했고, 작년에 공장 자동화 전용으로 개발된 최초의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 소프트웨어인 ‘비전프로 비디(VisionPro ViDi)’를 출시했다. 수아랩 인수 역시 이러한 투자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수아랩 인수를 송기영 대표 및 수아랩 임직원의 끊임 없는 도전과 노력의 결과인 동시에 그와 같이 우수한 스타트업 기업을 키워낸 한국 AI 기술업계의 성과라 생각하고 있다."

코그넥스.

Q. 인수를 통해 코그넥스에서 기대하는 변화와 새롭게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면?

"이번 수아랩의 인수를 통해 딥러닝 솔루션 선도 기업으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며, 수아랩의 지적재산권(IP) 및 엔지니어링 전문 지식과 광범위한 시장 적용 범위를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코그넥스는 오래된 업력을 가졌지만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높게 생각하며, 스타트업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 안에서 협력하는 자세의 기업문화를 가졌다. 기존 수아랩 팀의 기업문화와도 유사하기 때문에 서로 협력하여 뛰어난 기술과 창조적 기업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동시에 R&D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한국을 R&D 허브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Q. 앞으로 글로벌 전략이 있다면 어떻게 되는가?

"코그넥스는 선택과 집중을 잘하는 기업이다. 무분별한 채널 파트너 확장보다는 코그넥스 제품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전문적인 기술지원이 가능한 파트너를 선별하여 파트너와 동반 성장을 해나가는 것을 기본 사업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솔루션즈(Global Solutions)라는 독특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공장에 최적화된 머신비전 시스템을 제안하고, 필요한 경우 고객이 원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조직이다.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서 코그넥스는 고객들이 기성 제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자동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단순히 제품을 제공하는 벤더가 아니라 제품과 솔루션을 초기 단계부터 함께 개발하는 파트너로서 고객의 제조공정 설립 과정에서부터 협력하고 있다."

Q. 별도로 한국 시장에 맞춘 전략도 준비 중인지?

"한국은 최첨단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비정형적 불량 개선 및 작고 정밀한 부품도 빠르고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는 딥러닝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제조 기술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 고객 애플리케이션에 따른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한 시장이기도 하다.

미국 머신비전 기업인 코그넥스가 2천300억 원에 인수한 수아랩.

그래서 코그넥스는 한국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8년 수원 연구소 규모를 기존의 3배로 확장하여 더 많은 고객과 파트너에게 제품을 살펴보고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아랩 인수 이후에도 한국에서 딥러닝 관련 R&D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 IT기업 인수 경쟁 치열한 지금이 글로벌 진출 ‘적기’

Q, 글로벌 시장에서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IT 관련 기업의 인수 경쟁이 치열하다.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도래하며 인수합병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비즈니스 판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산업의 경계 또한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으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적합한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생존전략이 됐다."

Q. 코그넥스도 추가적인 인수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인수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이 있다면?

"코그넥스는 머신비전 분야 업계 선도 업체로서, 머신비전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회사를 인수하여, 새로운 기술을 머신비전에 접목하고,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

인수 대상을 고려할 때 회사의 매출이나 외형을 보기보다는 기술력을 중점적으로 판단한다. 수아랩도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이었기 때문에 인수를 진행할 수 있었다. 향후 좋은 기업이 있다면 추가 인수 또한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Q. 국내에서도 다양한 AI 관련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국처럼 산업의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나라는 흔치 않으며, AI 기술이 접목되면 그 시너지가 엄청날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한국의 AI 기술을 눈여겨보고 있고, 한국 정부의 AI 육성 의지도 드러나고 있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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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을 위한 조언 부탁한다.

"코그넥스는 머신비전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로 1981년 창립 후, 기술과 제품 품질 향상을 위해 현재도 전체 매출의 15%를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 당장의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방향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인력 및 기술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