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짜 리눅스'를 가르칩니다. 교육 내용을 온라인으로 제작해 미국 등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습니다."
'리얼 리눅스'를 표방한 송태웅 리얼리눅스 대표의 포부다. 리얼리눅스는 리눅스 전문 교육 기관이다.
'아카데미'보다 '기업 현장'에 초점을 맞춰 교육을 한다. 사명도 아예 '리얼'리눅스다. 올 9월 서울 강남역 4번 출구에 교육장을 마련, 출범했다. 본격적인 교육은 10월부터 했다. 두달 정도 됐다. 19일 만난 송 대표는 "현재의 리눅스 교육 방식을 탈바꿈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송 대표와 일문일답
=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리눅스 추적 도구와 분석하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리눅스는 특징이 있다. 어둡고, 잘 안보이고, 이해하기 어렵다. 터미널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까만 바탕에 흰 글씨만 보여 어둡다. 분석하기도 힘들다. 리눅스가 서버에 더 많이 활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많은 서버가 리눅스로 돌아간다. 슈퍼컴퓨터도 99%는 리눅스로 돌아간다. 산업쪽에서도 리눅스가 굉장히 많이 사용된다. 중요성에 비해 역사는 길지 않다. 이 때문에 양적, 질적으로 교육 콘텐츠가 많이 부족하다. 리얼리눅스를 설립한 이유다. 리눅스 최신 버전이 5가 넘는데 교육 자료는 버전2를 사용하기도 한다. 교육자료가 그만큼 부족하다. 산업계에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많이 써야하는데 교육 자료가 부족,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좁다. 내가 잘 아는 분석 및 추적 도구를 잘 활용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리눅스 교육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눅스 커널이 어렵고 까다로운 것은 우리가 똑똑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설명이 부족했기때문이다."
=리얼리눅스라는 회사 이름은 어떤 의미가 있나
"리눅스 공부를 하려면 v2.4~v2.6 등 오래된 책이나 자료를 가지고 공부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진짜 리눅스'를 가르치고 분석하는 힘을 알려주고 싶었다. 직장인들을 위한 리눅스 교육이 거의 없는 편이다. 대부분 자격증이나 취준생을 위한 학원이다. 우리는 다르다. 그야말로 '리얼 리눅스'를 가르친다. 시험이나 문제풀이 용도가 아니다. 기업에서 직접 사용하는 리눅스를 분석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이런 컨셉은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한 것 같다."
=학원을 개설 한 지 두 달째다. 수강 현황은 어떤가
"9월에 법인 등록을 하고 실제 개강은 10월에 했다. 10월에 40명이 등록을 했다. 대부분 직장인이다. 11월에는 30여명이 왔다."
=커리큘럼은 어떻게 이뤄져 있나
"입문반, SW기본반, 중급반 등 크게 세 반이 있다. 이들 세 반 외에 깃(Git) 반도 있다. 입문반은 그야말로 리눅스에 관한 기초를 다룬다. SW기본반은 리눅스 기초 외에 동작 원리를 가르친다. SW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메모리와 네트워크, 디스크 IO가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원리 중심으로 가르친다. 중급반은 A반과 B반 두 반이 있다. '깃'은 오픈소스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이다. 수강 인원은 기본반이 조금 더 많다. 깃은 편차가 심하다. 10월에는 수강자가 많았는데 11월에는 줄었다. 깃은 중급 수준이다. 개발자들이 협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컨트리뷰션은 어떻게 하는 지 등을 가르쳐준다. 우리는 3가지 원칙을 갖고 있다. 첫째는 구글링, 검색으로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중점으로 학습한다. 둘째, 지식 나열이 아닌 의미 연결로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셋째, 왜라는 질문에 답변을 한다."
=교육 시간과 수강료는
"입문반은 월수반과 화목반이 있다. 중급반은 주말에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반이 있다. 중급반은 일주일에 한번 4시간 가르친다. 평일반은 하루 2시간씩 4주를 한다. 12월에는 시간대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직장인 1~3년차가 주 대상이다. 수강료는 50% 할인해 16만~22만 원이다."
=수강생들 연령대는
"20대 후반과 30대가 대부분이다. 40대 초반도 일부 있다. 50대는 없다 학원을 열면서 수강생이 많이 올거라고는 생각 안했다. 하지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실전 리눅스 교육이 드물다. 리눅스 기반으로 일하는 분들이 찾아올 거라 생각했다. 겁도 없이 뛰어들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왔다. 오랫동안 리눅스를 가르치는 일을 해왔다. 강사 평점과 수강생 피드백도 좋았다. 가르치는 건 자신이 있다."
=학원에 오면 무엇을 얻을 수 있나
"리눅스를 스스로 분석할 수 있고 추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단순히 작은 지식을 얻는 건 구글링을 통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구글링은 분석을 할 수 있는 힘까지 주지는 못한다. 우리 학원에 오면 트레이싱이라고 하는 분석도구를 통해 분석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리눅스 기반 작업을 하거나 개발을 할 때 매우 유용하다. 특히 리눅스 동작 과정을 분석 할 수 있다. 리눅스 작업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애로가 문제가 터졌을때, 트러블 슈팅(문제 해결)을 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래 어떻게 돌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기본 동작 과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명령을 치고 활용을 하면 트러블 슈팅시 굉장히 힘이 든다. 문제 해결과 성능 개선을 위해선 원리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원리를 압축적으로 가르치고 최대한 실습을 한다."
=지난 2개월간 학원을 운영해보니 어떤가
"첫 창업이다 보니 힘든 부분이 많았다.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교육하는 건, 가르치는건, 이전에도 3, 4년간 해왔으니 어렵지 않다. 그런데 창업을 직접하다 보니 사무실 임대료, 인테리어 등 혼자 부담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이게 힘들었다."
=리얼리눅스를 설립하기 전 경력과 이력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08학번으로 2014년에 졸업을 했다. 졸업 후 작은 리눅스 회사에 취업했다. 리눅스 솔루션을 개발했다. 리눅스 기반 나스(NAS)에 올라가는 솔루션이다. 2년 정도 다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운영하는 '코스랩'에 들어갔다. '코스랩'은 과기정통부와 NIPA가 오픈소스 개발자를 위해 운영하는 일종의 오픈소스 연구소다. 여기서 풀타임(상근) 멤버로 3년여 정도 있었다.
=코스랩에서는 어떤 일을 했나.
"크게 두 가지 일을 했다. 먼저 오픈소스 개발로 코드 기여를 했다. 또 공개SW 확산을 위해 세미나 등 외부 발표를 했다. 내가 있을때 풀 타임 멤버가 10명 정도였다."
=대학 졸업 후 리눅스 회사를 택한 이유는
"학부때 프로젝트 과제를 하며 웹 개발 등을 했지만 시스템 프로그래밍 작업을 더 좋아했다. 컴퓨터 공학 수업때도 운용체계(OS)나 컴퓨터 구조 등 로(LoW) 레벨 관련 기술에 흥미를 많이 느꼈고 특히 내부 원리를 분석하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리눅스 회사를 지원, 들어가게 됐다."
=오픈소스와 언제 인연을 맺었나.
"리눅스 회사에 2년 정도 다니면서 여러 일을 했다. 처음 한 일은 L4 리눅스 포팅이다. L4는 오픈소스 기반의 마이크로 커널 운용체제(OS)다. 하이퍼바이저 포팅을 하다보니 오픈소스로 돼 있는 L4 리눅스가 필요했고, 오픈소스 개발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는 구글링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도움받은 만큼 기여하고 싶어 오픈소스에 관심을 가졌다. 리눅스 회사에 다니면서 포팅하면서 했던 작업을 정리해 공유했다. 첫번째 컨트리뷰션이였다."
=리눅스 기반 추적 및 분석 도구에 특히 관심이 많은데
"리눅스 커널 관련 추적도구가 여러개 있다. 에프트레이스(ftrace), kprobe, 트래이스포인트(tracepoint), BPF, perf 등 이다. 동작과정을 분석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위와 같은 도구에 관심을 가졌고, 리눅스 커널 오픈소스 컨트리뷰션도 하게 됐다. 리눅스 기반 추적도구를 활용하면 리눅 스커널의 다양한 파트(메모리, 파일시스템, 네트워크 등) 분석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현재 교육에도 접목해 최신 리눅스를 분석하는 실습자료를 제작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발표를 했다고 들었다
"올 2월 미국 보스톤에서 열린 '유즈닉스(USENIX)'라는 대형 리눅스 행사에서 발표를 했다. BPF라는 트레이싱 도구를 이용해 리눅스 스토리지 파일 시스템을 추적하거나 분석하는 걸 발표했다. 유즈닉스 중 리눅스 스토리지와 파일시스템을 다루는 '볼트(Vault)'에는 한국사람이 나만 있었다. 2017년에 리눅스 파운데이션이 유럽연합(EU)에서 주최한 '오픈소스서밋(OSS) EU 2017'에서도 발표한 적이 있다. 이외에 대학과 기업 등 국내 여러곳에서 많은 발표를 했다."
=앞으로 계획은? 어떤 꿈을 갖고 있나
" 오프라인 교육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 교육도 할 계획이다. 리눅스 교육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부족하다. 리눅스 커널이 처음 나온게 1991년 9월 17일이다. 수학이나 과학 같은 학문에 비해 역사가 짧다. 교육 퀄리티가 좋을 수 없다. MIT나 스탠포드도 이론 중심 자료만 많다. 실제 기업에서 사용하는 교육 자료는 너무 적다. 둘 간에 차이(갭)가 너무 크다. 이 갭을 줄이려면 실전 리눅스용 교육 콘텐츠가 많아져야 한다. 이런 교육은 미국에서도 통한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도 온라인 교육을 해 본 적이 잇다. 리눅스 교육으로 세계 시장을 정복하고 싶다. 리눅스 교육 시장을 완전히 탈바꿈 시키고 싶다."
=온라인 리눅스 교육은 언제 시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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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에는 온라인 교육을 오픈할 계획이다. 미국 온라인 강의 플랫폼인 '유덴(udemy)'과 국내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 온라인 교육을 개설할 계획이다. 새로운 툴도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 교육할 때 쓰는 툴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우리가 새 툴을 내놓으면 리눅스용 실습 도구가 그만큼 더 풍성해 질 것이다. 회사로서는 교육 뿐 아니라 기술 자문과 컨설팅까지 할 수 있다. 우리 기업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사는 지디넷코리아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공개SW역량프라자와 공동으로 기획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