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D램 시장, 저점 찍고 상승? 기대감 솔솔

D램 익스체인지, 4분기 D램 ASP 5% 감소..'삼성·SK' 내년 D램 사업 반등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11/14 11:21    수정: 2019/11/14 11:29

글로벌 D램 시장이 내년에 침체기를 벗어나 반등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가격둔화 흐름이 내년 1분기에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는 수요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D램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호조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양사는 올해 3분기 D램 사업에서 전년동기 대비 약 80%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11%가량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29억3천200만 제곱인치로 전분기 29억8천300만 제곱인치 대비 1.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 출하량 32억5천500만 제곱인치 대비 9.9% 감소한 수치로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작년 4분기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 D램 시장이 올해 침체기를 넘어 반등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픽사베이)

웨이퍼 출하량 감소는 D램 등의 반도체 출하량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세계 1, 2위 D램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사업에서 지속적인 부진에 시달려왔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3분기에만 삼성전자는 전년동기 대비 79.11% 줄어든 2조6천970억원의 영업이익을, SK하이닉스는 전년동기 대비 80.25% 감소한 1조1천7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 D램 시장, 4분기부터 저점...내년에 공급 부족 온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는 최근 시장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4분기 D램 ASP가 전분기 대비 5% 가량 줄고, 내년 1분기까지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D램 ASP 하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위축과 생산량 조정에 기여한다. D램 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10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 중반 공정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생산능력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도 내년 투자규모를 줄여 D램 시장의 공급증가율이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증권가의 분석도 비슷하다. 키움증권은 내년 2분기부터 D램 시장의 수요가 회복되고,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연말까지 시장이 지속성장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2020년 D램 평균판매가격 전망 추이. (자료=D램 익스체인지)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D램 시장은 연간 -1% 수준의 공급 부족 상황을 예상한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재고가 빠르게 소진하고 있는데 고객사 재고는 정상 범위 수준, 공급사 재고는 연말에 정상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며 "2020년 D램 전체 수요는 올해보다 19% 증가한 184억 기가바이트(GB)를 전망한다. 올해와 비교해 스마트폰은 24%, 서버는 27%, PC는 12%, TV는 23%가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G 성장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서버 D램과 모바일 D램이 산업의 수요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또 "2020년 모바일 D램 수요는 67억GB로 중국의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수요처로 오르고, 중국 상위 4개 업체(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의 점유율이 과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5G 도입에 따른 D램 탑재량 증가도 예상돼 5G 스마트폰의 D램 탑재량(10~16GB)은 현재 평균 탑재량 4GB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며 "2020년 5G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은 1억7천700만대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내 모바일 D램 수요가 올해보다 45%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 삼성·SK, 올해 D램 부진 털고 내년엔 반등 기대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D램 사업에서 올해보다 11% 가량 증가한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봤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올해 대비 14.29% 증가한 13조5천200억원의 영업이익을, SK하이닉스는 올해보다 6.84% 늘어난 6조1천5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연평균 D램 ASP(평균판매가격)는 기가바이트(GB)당 3.7달러로 전년대비 8%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연평균 기준은 하락이지만, 연말 기준으로는 상승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D램 시장규모는 2019년 653억달러에서 2020년 687억달러로 약 8% 성장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삼성전자가 개발한 10nm 초반 공정 기반의 DDR4 D램.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앞서 3분기 실적발표에서 D램 시장의 수요 회복과 내년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강조한 바 있다. 양사에 따르면 모바일 시장에서는 이미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5G 폰 출시를 앞두고 D램 탑재량을 확대했고, 고가의 서버D램 시장도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재개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내년 D램 시장은 5G 본격 상용화로 인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여러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고려해 투자규모를 줄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D램 시황이 좋아도 단기적으로 출하량을 늘려 성과를 내기보다는 고부가 제품개발을 통해 중장기 성과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