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ARM이 찾은 전략은

12일 '테크 심포지아'서 IP 지원프로그램 '플렉시블 액세스' 발표

세계 1위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이 정부의 시스템 반도체 산업육성 전략에 발맞춰 국내 고객사 확보에 적극 나섰다.

ARM의 핵심전략은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를 대상으로 자사의 반도체 설계자산(IP)을 무제한 제공하는 플렉시블 액세스 프로그램이다. 국내 팹리스 업체들은 연간 20만달러에 달하는 회원비만 내면 ARM의 IP를 활용한 반도체를 무제한 양산할 수 있다.

ARM코리아는 12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ARM 테크 심포지아 2019' 행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플렉시블 액세스(Flexible Access)'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ARM의 반도체 설계자산 지원 프로그램 '플렉시블 액세스'. (사진=지디넷코리아)

황선욱 ARM 코리아 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ARM은 고객사들이 사물인터넷, 머신러닝, 5G(5세대 이동통신), 자율주행차 등에 있어 성장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ARM의 기술을 통해 반도체 설계를 더욱 쉽게 할 수 있는 플렉시블 액세스를 지원하고 있다"며 "ARM은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부흥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동참해 한국 시스템 반도체 발전을 위한 역할에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플렉시블 액세스 프로그램은 ARM이 보유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터커넥트, 시스템 콘트롤러, 보안, 사물인터넷 관련 설계자산을 통해 반도체 설계부터 검증, 양산을 전개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ARM은 자사의 설계자산 중 75%를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공한다는 방침으로 팹리스 업체들은 연회비 20만달러로 횟수에 상관없이 반도체 양산에 나설 수 있다.

황선욱 지사장은 "스타트업이 14나노미터(nm) 공정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100억원 이상이 자본이 필요한데 스타트업이 초기 투자에 있어 외부 지원 없이 이 같은 자본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플렉시블 액세스는 ARM의 기존 IP를 모두 사용하면서 양산단계에서만 비용을 부담하도록 해 고객사는 추가적인 비용부담 없이 개발도중이라도 자유롭게 프로젝트를 그만둘 수 있고, 시장 상황에 따라 새로운 제품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ARM은 한국을 포함해 반도체 IP에 있어 세계 어느 곳이든 표준을 선도하는 업체로 한국 정부가 강조하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 활성화에 있어 책임감을 갖고 지속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과 같은 국내 대기업들은 ARM의 가장 큰 고객사로 좋은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고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ARM이 중요한 파트너로써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RM이 이날 소개한 최신 반도체 IP. (사진=지디넷코리아)

한편, ARM은 이날 플렉시블 액세스 프로그램과 함께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머신러닝, 자율주행차, 5G 분야에 필요한 최신 반도체 IP 4종(ehtos-N57, ehtos-N37, Mali-G57, Mali-D37)도 공개했다.

ehtos-N57과 ehtos-N37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에 최적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다. 이 NPU는 TV와 모바일 기기 등에서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에 기반한 음성인식과 얼굴인식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존 대비 200% 가량 향상된 성능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Mali-G57은 ARM 최초의 발할 아키텍처를 적용해 기존 제품(Mali-G52)과 동일한 면적에서 두 배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30% 가량 성능을 개선한 그래픽처리장치(GPU)다. 성능은 모바일 기기에서 콘솔 게임 수준의 고품질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는 수준으로 4K 및 8K 인터페이스도 지원한다.

Mali-D37은 16nm 공정에서 1제곱미터 미만의 면적으로 2K 해상도의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한 데이터처리장치(DPU)다. 기존 대비 30% 가량 향상된 전력효율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