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화웨이의 창업주 런정페이 회장이 미국 없이도 잘 생존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런정페이 회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 없이도 매우 잘 생존할 수 있다"며 "미국이 우리를 제재 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런 회장은 "우리는 그들(미국)이 없어도 괜찮을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우리를 영원히 거기(제재 리스트)에 둬도 좋다"고도 언급했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별 다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와 계열사 68곳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사전 승인을 얻어야만 한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인텔, 퀄컴, 구글 등 미국의 IT 기업들로부터 반도체 등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런 회장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우리는 실질적으로 미국 내 거래가 없기 때문에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아니다"고 발언했지만, 지난해 총 110억달러 규모의 미국 기업 기술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웨이 기업전략 담당 사장인 윌 장에 따르면 제재 이후 미국으로부터의 기술 구매 규모는 이전과 비교해 70~80% 수준이다. 화웨이는 미국 밖에서 생산된 부품은 지속 구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률전문가들은 미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은 미국 정부의 제재 조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인텔, 퀄컴 등 반도체 생산기업은 화웨이에 대한 판매를 재개했다. WSJ는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5G 시장에서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으며,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스마트폰 판매도 호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많은 유통 업체와 사업자가 2분기에 중단했던 거래를 재개했으며, 미국 제재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자국 시장 공략을 확대한 화웨이의 전략도 통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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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회장은 5G 기술 라이선스를 미국에 주겠다는 올해 초 화웨이의 제의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제의는 매우 진지하다”면서 미국은 이를 통해 3년 내에 “(5G 기술에서) 화웨이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오사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국가안보 우려가 없는 분야에 한해 미국 기업들의 화웨이에 대한 판매를 허용할 것이라며 제재 완화를 시사했지만 구체적인 조치는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