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대형 시장 판도 'QD'로 바꾼다

2021년부터 월 3만장 규모로 양산 돌입.."QD로 새로운 전성기 열겠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11/07 14:12    수정: 2019/11/07 16:51

삼성디스플레이가 QD(Quantum Dot·양자점 물질)로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 뒤집기에 나섰다. 액정표시장치(Liquid Crystal Display·LCD) 디스플레이가 현재 대형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QD 기반의 초격차 기술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10일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열고,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QD 디스플레이에 대한 신규 투자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신규 투자는 총 13조1천억원 규모로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과 연구개발에 사용되며, 초기 생산은 충남 탕정에 위치한 아산1캠퍼스(Q1라인)에서 월 3만장 규모로 2021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캠퍼스. (사진=SDC)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Q1라인의 초기 생산품목은 65인치 이상 초대형 QD 디스플레이로 이후 지속적인 양산효율 개선을 통해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해나갈 방침"이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LCD에서 QD디스플레이로 전환하고 QD를 기반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이 같은 QD 전략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는 LCD 이후의 시장을 끌어갈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아온 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유기발광다이오드)가 기술적인 한계로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QD에게 그 자리를 내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형 OLED 디스플레이는 현재의 적층구조(후면발광 3텐덤)에서 기술적인 한계로 초대형·초고해상도 구현에 있어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만큼 QD(전면발광 2텐덤)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경쟁 판도를 'LCD→OLED'가 아닌 'LCD→QD'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은 중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규모면에서 LCD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QD 디스플레이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 QD가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단숨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본다"며 "대형 OLED 디스플레이는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65인치 이상 8K 해상도(7천680×4천320) 패널 수율이 떨어지는데 앞으로도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중국 업체들이 물량공세로 대형 LCD 시장을 장악하고, 최근 대규모 투자를 통해 OLED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인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는 기존 디스플레이(LCD·OLED)와 차별화된 성능을 갖춰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비드 시에 IHS 마킷 시니어 디렉터는 이와 관련해 "중국은 디스플레이 생산에 있어 초대형 팹(생산공장)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앞으로 LCD와 OLED 모두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이 기존의 디스플레이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효율이 좋은 QD(퀀텀닷)에 대한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은 이에 대비한 새로운 대안"이라고 언급 한 바 있다.

IHS 마킷에 따르면 중국에는 2022년까지 8세대 이상의 LCD·OLED 팹이 20개 이상 새로 지어질 전망으로,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목하는 대형 TV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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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이미 TV용 55인치 LCD 패널가격이 사상 최초로 100달러(약 12만원) 이하로 추락한데 이어 세계 1위 LCD 기업인 중국의 BOE가 올해 3분기 5억8천800만위안(약 973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국발 LCD 공급과잉으로 인한 디스플레이 시장의 변화 속에서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패러다임을 QD로 전환해 새로운 경쟁의 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라며 "삼성은 오래전부터 QD 재료의 상용화를 목표로 QD 디스플레이 개발에 전념해왔고, 지난 2015년 세계 최초로 카드뮴이 없는 퀀텀닷 재료를 독자개발하는 등 발전 가능성을 지속해서 키워왔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