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새옷을 입은 명작 FPS

특수부대원의 심리적 고뇌를 게임 플레이에 녹여낸 싱글 플레이...멀티 플레이 밸런스 개선은 시급

디지털경제입력 :2019/11/05 11:53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는 2007년 출시된 콜오브듀티4: 모던워페어를 각색한 게임이다. 게임의 뼈대가 되는 세계관과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하고 그래픽과 연출 및 게임의 시나리오까지 새롭게 만든 게임이니 원작의 리메이크라기보다는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가는 후속작이라고 여겨도 좋을 수준이다.

FPS 장르이기 때문에 적을 빠르게 조준하고 사격해서 쓰러트린다는 FPS 장르의 기본 명제에서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는 할 수 있는 선에서 새로운 시도를 담아내려 노력한 게임이다.

특히 이런 시도는 싱글 플레이 측면에서 크게 부각된다. 영화와 달리 게임은 이용자가 캐릭터의 행동을 조작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용자가 게임 속 결과를 자신의 일처럼 받아들이게 만드는 힘이 있는데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는 이런 특성을 극대화 한 게임이다.

제작사는 시종일관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나타나는 인도적 행위 여부를 게임 플레이를 통해 묘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런던 시내에 테러리스트가 자폭 테러를 감행하고 아비규환 속에서 이용자는 바삐 움직이게 된다.

이용자는 맵에 표시된 특정 지역까지 이동해서 적을 제압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다른 게임과 다를 바 없으나 이 게임에서는 이 과정에서 민간인 NPC를 겨누고 있는 테러리스트를 제압하거나 혹은 이를 모른채하고 목적지로만 내달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

야간 미션을 진행하면서 무고한 민간인을 사격하기도 하며 민간인으로 위장한 적을 계속해서 상대하다가 어느 순간 민간인을 적으로 착각하고 오인사격해서 사살하는 실수를 하게 되기도 한다. 아기를 끌어안고 있는 테러리스트 어머니를 공격할 것인지 잠깐이나마 멈칫하게 되는 일도 경험하게 된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특수부대원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을 자연스럽게 이용자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되는 식이다. 더욱 발전된 그래픽과 자연스러운 동작. 그리고 한국어 음성으로 더빙 작업을 진행한 성우들의 열연은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게임 플레이 자체의 재미도 상당하다. 싱글미션은 잠입, 야간 미션, 대규모 시가전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어 매 미션마다 새로운 재미를 전한다. 전반적인 볼륨이 작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용자가 싱글 플레이를 진행하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게임의 또 다른 축인 멀티플레이는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연속으로 적을 제압할 수록 강력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킬 스트릭 시스템과 여러 특징을 조합해 자신의 플레이만의 플레이 방식을 극대화하거나 단점을 보완하는 퍽 시스템 등 전통적인 시스템은 여전히 흥미롭다. 시리즈 최고 수준의 다양함을 갖춘 총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멀티플레이 자체는 조금 아쉽다. 캐릭터가 맵의 이곳저곳을 빠르게 뛰어다니고 시종일관 맵에서 총소리가 멈출 겨를이 없던 지금까지의 콜오브듀티 시리즈와 달리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침착한 분위기에서 게임이 진행된다.

맵 구조 자체가 숨을 곳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곳곳에 어지럽게 놓여있는 사물 오브젝트는 상대를 즉각 발견하기 어렵게 한다. 유난히 성능이 좋은 클레이모어와 샷건. 이동 중에 생기는 발소리가 유독 크게 울려퍼지는 점 등이 합쳐져서 캠핑 플레이가 크게 유리한 환경이 갖춰졌다.

관련기사

캠핑 플레이도 게임을 즐기는 하나의 방식이지만 모든 이용자가 이런 식으로 게임을 즐기게 되면 이용자 이탈이 심화될 여지가 크다. 멀티플레이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발사 측에서 이에 대한 조치를 빠르게 할 필요가 있다.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는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는 재미와 출시 전 기대에 부응하는 완성도를 모두 갖춘 게임이다. 올해 출시된 FPS 게임이 게임 내외적으로 여러 문제를 나타내며 실망을 안겼던 점을 생각하면 이 게임은 FPS 팬들이 마주하게 된 오랜만에 나타난 선물이라는 생각까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