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경량 블록암호 'LEA(Lightweight Encryption Algorithm)'가 지난달 24일 국제표준화기구 국제전기기술위원회(ISO/IEC) 경량 블록암호 표준으로 제정됐다고 밝혔다.
블록암호는 정보의 기밀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해진 블록 단위로 암호화하는 기술이다. 경량 블록암호 표준은 대표적인 국제 표준인 고급 암호화 표준(AES, Advanced Encryption Standard)을 도입하기 어려운 저사양 환경에서도 블록암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LEA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지난 2013년 개발됐다. 국내에서 개발된 암호 알고리즘들이 AES에 비해 성능이 낮아 세계 시장 진출이 어려운 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설계 기법을 도입했다.
국내 암호기술 활성화를 위한 산학연 협의체인 한국암호포럼에서는 LEA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ISO/IEC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연구소와 송정환 한양대 교수, 김동찬 국민대 교수를 중심으로 LEA의 표준화가 준비됐다.
LEA는 지난 2016년 10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ISO/IEC 회의에서 경량 블록암호 분야 표준으로 제안됐다.
당시 미국 국가안보국(NSA)가 개발한 두 종의 블록암호 'SIMON', 'SPECK'의 표준화가 경량 블록암호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SIMON, SPECK는 NSA가 개발해 공개한 암호기술로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암호 전문가들로부터 안전성을 인정받지 못해 지난해 중국 회의에서 표준화가 중단됐다.
반면 LEA는 안전성과 성능에 대한 우수성을 바탕으로 암호 표준화 전문가들의 반대 없이 표준화가 진행됐다. 지난 4월 이스라엘 회의에서 표준화 최종 단계 진행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최종 표준화에 대한 국가 단위 투표가 8월부터 진행돼 지난달 21일 종료됐다. 반대 투표 없이 LEA의 표준 제정을 확정됐다.
LEA는 AES의 개발 기관이자 세계 최고 암호 연구 기관 중 하나인 벨기에 COSIC 연구소로부터 안전성도 검증 받았다. 국제 경량암호 성능평가(FELICS)에서도 128비트 블록암호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 경량암호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8·16·32비트 경량 소프트웨어 환경에서의 수행 속도, 코드 크기, 메모리 사용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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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숙 국보연 소장은 “LEA의 국제 표준 제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경량 보안 암호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위상을 가지게 됐다"며 "국보연은 국내 정보보안 발전을 위한 우수 암호기술 개발과 보급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EA를 기술한 표준 문서(ISO/IEC 29192-2)는 최종 편집을 거쳐 11월에 출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