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공정위 맞제소 이어 'TV 저격 영상' 난타전

삼성 "OLED 번인 모르세요" vs LG "QLED 왜 두껍나"

홈&모바일입력 :2019/10/28 09:01    수정: 2019/10/28 12:33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이 공정위 맞제소까지 치닫은 가운데 양사가 TV·유튜브 광고 영상을 통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23일 삼성전자가 OLED 번인 문제를 지적하는 영상을 올린 데 이어 26일 LG전자가 LCD TV의 한계점을 저격한 광고 영상을 내보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G전자 OLED TV의 번인 문제,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 TV LCD 패널을 각각 정조준해 공방전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공정위 맞제소로 양사 갈등 수위는 최정점에 달한 상황이어서 서로를 겨냥한 광고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 삼성 QLED, LG OLED 뭐길래

TV는 패널 기준으로 크게 OLED TV와 LCD TV로 나눈다. LCD는 패널 뒤 백라이트(광원)로 화면을 밝게 하는 방식이다. LCD TV 중에서 백라이트가 LED 광원인 것이 LED LCD TV다. 이를 줄여 LED TV라고 한다. OLED TV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를 광원으로 쓰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블랙 표현 면에서 OLED가 LCD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OLED는 백라이트 없이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끄고 켤 수 있기 때문이다. LCD는 블랙 표현을 위해 빛을 완벽히 차단하지 못한다. 전류가 흐르면 액정이 움직이며 백라이트에서 발생한 빛의 양을 조절한다. 이때 액정 사이로 빛이 미세하게 새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가 밀고 있는 QLED TV는 기본적으로 LCD TV와 구조가 같다. QLED TV는 LCD처럼 패널 뒤에서 빛을 쏴주는 백라이트유닛이 필요하다. 그러나 LCD TV의 백라이트 유닛(BLU)에 '양자점개선필름(QDEF)'을 부착해 색 재현율을 더 끌어올렸다.

OLED TV는 패널 뒤 백라이트가 없기 때문에 LCD TV보다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LG전자가 출시 준비 중인 '롤러블 TV'와 같은 제품 구현도 가능해졌다. OLED TV의 단점으로는 유기물 소재의 특성상 '번인'(장시간 TV를 켜 놓았을 때 화면에 잔상이 남는 현상)이 꼽힌다.

■ LG전자 "Q.LED 왜 두꺼운거죠?" “A.LCD라서”

이번 TV 전쟁은 LG전자가 포문을 열었다. LG전자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 현장에서 8K TV 기술 설명회를 열고 삼성 QLED 8K TV의 품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이번 TV 전쟁이 시작됐다.

아울러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삼성 QLED TV’ 광고에 대해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임에도 ‘QLED’라는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케 하는 ‘허위과장 표시광고’라는 내용을 담은 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저격 광고도 LG전자가 방아쇠를 당겼다. LG전자가 광고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삼성전자 QLED는 LCD TV라는 것이다.

LG전자 유튜브 LG 올레드 TV -

LG전자는 지난 9월 7일 LG 올레드 TV - "차원이 다른 LG 올레드 TV 바로알기" 편 광고를 올렸다. 영상 속에서 LG전자는 ‘A, B, F, U, Q, K, S, T 등 앞글자가 다른 LED TV도 백라이트가 필요한 LED TV, 어떤 이름으로 포장해도 올레드TV를 따라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달 24일 LG전자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LG 올레드 TV - 뜻뜯한 리뷰’를 공개했다. 뜻뜯한 리뷰는 LG전자 엔지니어가 직접 제품을 분해해 소개하는 시리즈다. 영상에서 LG전자는 올레드 TV 해부에 앞서 삼성 QLED TV를 분해했다.

LG전자 유튜브 채널 ‘차원이 다른 LG 올레드 TV 바로알기 - Q&A’편 화면 캡쳐

이달 26일 LG전자는 또 한차례 QLED TV를 깎아내리는 광고 영상을 게시했다. ‘차원이 다른 LG 올레드 TV 바로알기 - Q&A’편을 통해 “Q. LED TV는 왜 두꺼운 거죠?” “A. LCD TV라서”라는 문답 형식의 문구를 통해 QLED TV가 LCD TV임을 알렸다.

■ 삼성전자 “TV 번인을 아직도 모르세요?”

LG전자의 공정위 신고에도 침착하게 대응했던 삼성전자가 공정위 맞제소 이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8일 삼성전자는 자사의 QLED TV와 8K 기술 등 TV 사업 전반에 대해 LG전자가 비방을 지속하면서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대응 전략으로 OLED TV 번인 현상을 공세 지점으로 삼았다. 삼성전자가 밀고 있는 QLED TV는 번인이 생길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해 삼성전자는 'QLED TV 번인 10년 무상 보증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11일 자사 해외 유튜브 채널에 'TV 번인 체크'라는 영상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TV에 번인 현상이 생겼는지 알고 싶으면 자신의 TV에서 이 영상을 재생해 보세요"라고 해당 영상을 소개한다. LG전자를 공정위에 신고한 다음 날인 19일에도 영상을 올렸다. '번인 걱정 없는 유일한 초고화질 QLED 8K'라는 문구를 담은 광고 영상 ‘유일무이(정점)’, '유일무이(초월)'을 공개했다.

[QLED] TV 번인이란? 화면 캡쳐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채널)

지난 23일엔 공식 유튜브 채널에 ‘TV 번인이란?’ 시리즈 2편을 연달아 게시했다. 삼성전자는 “TV 번인을 아직도 모르세요?” “지금 경험하게 해드릴게요”라고 시청자에게 말 걸며 번인 현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 네거티브 광고 난타전, 장기전 양상

업계에서는 이 같은 양사의 TV 비교 마케팅이 적어도 올해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공정위 결과가 올해를 넘겨 내년에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세계 양대 TV 제조사이기도 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7년부터 QLED TV와 OLED TV의 기술과 판매량 등을 놓고 오랜 시간 공방을 이어오고 있는 탓이다.

2017년 삼성전자가 자사 뉴스룸에 게재한 TV 번인 현상 관련 게시물.(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앞서 삼성전자는 2017년 9월 유튜브에 'QLED 대 OLED, 12시간 화면 잔상 테스트'라는 동영상을 올려 OLED의 번인 문제를 공론화했으며 같은 해 10월엔 자사 뉴스룸을 통해 ‘알아두면 쓸모 있는 TV 상식, ‘번인 현상’ 왜 생기는 걸까?’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당시 이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부문 전무는 “비교 마케팅은 흔히 쓰는 기법이다”며 “소비자들에게 업계 리더로서 정확한 TV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 임무라고 생각해서 객관적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일 뿐 네거티브 마케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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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과거와 달리 LG전자가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LG전자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를 신고한 것과는 별개로,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향후 디스플레이 업계와 함께 TV 패널 기술에 대한 올바르고 충분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