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지는 스마트팩토리, 'AR 해법' 주목

가상공간에서 숙련 멘토와 실시간 협업

산업계의 증강현실(AR) 기술 도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복잡한 고난도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현장서비스 분야에서 AR 원격지원이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산업현장을 스마트팩토리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시도가 줄을 잇고 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5G, 인공지능(AI), AR 등이 스마트 팩토리의 주요 기술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AR은 효과를 즉각 체감할 수 있어 주목받는다.

지멘스, 히타치, 폭스바겐, 보잉, DHL 등 다양한 산업군과 기업이 AR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 점차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산업용 AR은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으로 발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장이나 산업시설, 전력장치 등의 현장은 장애 조치나 정기점검 등이 필수적이다. 복잡한 정비를 수행하려면 높은 숙련도를 가진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해야 하며, 원거리나 오지로도 인력을 보내야 한다. 설비 점검과 수리에 투입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산업 현장에서 AR 원격지원을 이용해 작업하는 모습

완벽한 수리와 점검을 하려면 현장 전문가의 숙련도가 중요하다. 숙련 전문가를 대규모로 확보하는 건 쉽지 않다. 때문에 중앙의 서비스센터와 현장 간 연계가 필요해지는데, 전화통화 같은 기존 방식은 시간과 효율성이 매우 떨어진다.

AR 원격지원은 현장 작업자와 전문가를 가상 공간에서 연결한다. 작업자는 AR 기기를 통해 서비스센터 전문가와 똑같은 현장화면을 보며 소통할 수 있다. 현장 작업자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문제되는 부분에 카메라를 비추면, 전문가는 AR 드로잉, 문자 및 이미지 공유 기능으로 즉각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다. 작업 과정 전체를 블랙박스처럼 모두 녹화하면 사후 관리에도 활용가능하다.

산업용 AR 솔루션 기대효과는 직원 훈련 개선, 품질보증 및 관리 향상, 유지보수 향상 등이다.

초급 기술자가 숙련 기술자와 실시간으로 눈과 귀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소통하므로 현장에서 빠르고 쉽게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숙련 전문가는 중앙센터에서 현장 전문가가 보여주는 화면을 보면서 필요한 지시를 바로 내려준다. 펜으로 사물을 가리키고, 조치해야할 부분을 표시하는 게 가능하다.

또 AR로 매뉴얼을 제공해 직접 설비를 열지 않고도 내부를 학습할 수 있다. 주의사항을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어 사고도 줄이고, 사람의 실수도 최소화할 수 있다.

숙련된 전문가의 도움과 지시를 마치 함께 있듯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한 글로벌 대형 항공사는 AR 원격지원을 항공기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이 항공사는 항공기가 이륙하지 못하는 사고를 겪었는데, 기계에 신발이 끼었기 때문이었다. 현장 기술자는 적절한 조치법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이 경우 AR 원격지원을 통하면 중앙센터의 숙련자가 적절한 지시를 바로 내려 빠르게 조치할 수 있다.

복잡성과 난도 높은 장비를 운영하는 에너지 산업도 AR 원격지원을 도입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업설비 점검인력을 숙련자로 교육하려면 매우 가파른 학습곡선에 맞닥뜨리게 된다. 일정 수준에 오르기 위해 고비를 넘어야 하는데 그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상당하다. AR은 이 학습곡선을 극적으로 완만하게 해준다.

그동안 최신 기술 도입에 보수적이던 전력과 에너지 산업 분야도 AR 원격지원 도입에 적극적이다. 운영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전성과 서비스 품질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산업용 AR 원격지원 솔루션 시장은 매우 뜨겁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회사 다수가 AR 기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애디어(Atheer), 스코프AR, 업스킬 등 글로벌 기업과 한국의 맥스트 등이 대표적인 플레이어다.

AR 기술은 5G 이동통신 기술을 만나며 더 많은 가능성을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현장의 디지털화 가속과 함께 AR 기기와 소프트웨어의 성능 및 기능도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