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블록체인 엑스포 '블록체인서울2019'가 100여개 기업 참가, 2만여 참관객 방문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폐막했다.
블록체인서울2019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100여개 기업이 참가해 150여 개 부스를 운영했고, 80명 이상의 전문가가 연사로 참여 했다. 참관객은 첫날 7천명, 둘 째날 8천명 마지막 날 5천명으로 총 2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SDS, LG CNS, 롯데정보통신, KT, SK텔레콤, 그라운드X, 람다256, 에이치닥테크놀로지, 라온시큐어, 틸론 등 대형 IT업체부터 블록체인 스타트업까지 이 분야 주요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새로운 블록체인 서비스와 핵심 기술을 소개했다.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고려대, 동국대블록체인연구센터 등 대학 및 연구기관도 참가해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올해 행사는 블록체인의 진짜 가치를 증명해 보이는 자리라는 의미에서 '리얼 밸류(Real Value)'라는 주제 아래 전문가 컨퍼런스, 전시부스, 세미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블록체인 미래 밝다"...전문가들 한 목소리
행사 첫날은 블록체인이 바꿀 미래를 전망하고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를 살펴보는 자리가 됐다.
기조연설을 맡은 정지훈 다음세대재단 이사는 "지금 블록체인을 보면 거품이 빨리 오긴 했지만 인터넷 역사를 거의 똑같이 따라가고 있다. 1990년대 말 닷컴버블이 무너졌다고 인터넷이 망하진 않았다. 오히려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이 등장해서 세상의 변화를 만들었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인터넷 시대를 열었다"고 말하며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어 블록체인이 실제 우리 미래를 바꿀 기술이 되려면 "'왜 블록체인을 쓰는가'란 질문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술만으로 블록체인 탄생 배경인 탈중앙화를 실현할 수 없다'며 "블록체인이 진정 의미 있는 기술이 되기 위해서 기술뿐 아니라 생각보다 많은 요소가 조화롭게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삼성SDS의 윤심 부사장은 기업 환경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에 아직 어려움이 있지만 "투명한 거래, 중개자 없는 데이터 공유와 위변조 방지 등 보안성에 이점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과 보험 업종을 넘어 통신 및 미디어, 공공, 제조업까지 적용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 한재선 대표, BNK금융지주 디지털·IT부문 총괄 박훈기 부사장, 블록체인 전문기업 엠블록체인의 김경열 전무가 연사로 무대에 올라 블록체인이 각 분야에서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이날 한국 기업들이 블록체인 킬러 서비스를 다른 나라보다 빨리 보여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재선 대표는 패널토론에서 "아직 전세계적으로 블록체인 킬러 서비스가 무엇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걸 찾고자 하는 에너지는 한국이 제일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에너지, 불씨를 살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원기 차관 "한국, 블록체인 강국 만들 것"
행사 둘 째날은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법제도 정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은 이날 행사 축사를 통해 "블록체인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쳐 주목받았다.
민 차관은 "우리 정부는 지난해 6월 블록체인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 블록체인 발전전략을 세우고 실행해 나가고 있다"며 “정부는 공공기관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산업계, 학계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조연설에 나선 과기정통부 김정원 인터넷융합정책관(국장)도 "과기정통부 블록체인 예산은 지난해 150억에서 올해 350억으로 늘었고, 내년엔 400억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예산이 우리나라 스타트업과 블록체인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에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규제자유 특구로 선정된 부산의 유재수 경제부시장은 이날 규제 허들을 낮춰 부산을 "디지털 월스트리트"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밝혔다.
유 부시장은 "블록체인 기업의 창업 환경을 조성하고, 암호화폐 발행 및 상장 제도와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신고제 거래소 설립, 전문투자자 제도, 소비자 보호 제도 등을 마련해 하나의 토큰 이코노미를 만들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반의 핀테크 허브와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해 부산을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월스트리트 금융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비즈니스하고 싶은 블록체인 시티의 조건'이란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블록체인 진흥 국가로 꼽히는 싱가포르, 스위스, 두바이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각국의 규제환경을 소개했다.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암호화폐 취급업소에 부과하는 법안을 제정하고, 샌드박스 안에서 증권형토큰거래를 허용하는 등 디지털자산이 제도권 안으로 진입하고 상황이 뚜렷히 보였다.
행사 세 째날은 블록체인기반의 금융·핀테크·페이먼트 관련기업과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만나는 인베스터스데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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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전시회 참관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렸다. 16일·17일 진행된 'BSC투자학교'는 경제·주식 전문가, 기자, 변호사, 유튜버, 블록체인 기업 대표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해, 건전하고 안전한 투자 방법을 소개했다. 또, 18일에는 한국블록체인콘텐츠협회 주도로 실생활에 밀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소개하는 '블록체인 콘텐츠 나우 2019'행사가 열렸다. 블록체인 헬스케어 마셔바를 운영하는 이스트블루,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미네랄 등이 소개됐다.
블록체인서울2019 사무국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무용론이 공존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다시 한번 깊이 있게 블록체인의 진짜 가치를 고민해 보고 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재점검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이번 행사를 통해 여전히 많은 기업이 블록체인 기술발전에 힘쓰고 있고 일반 대중들의 기대도 높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