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 현재 국내 벤처기업 수는 3만6759개입니다. 벤처라고 인증해주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벤처기업 확인 주체를 100%로 민간에 이양합니다. 이를 위해 벤처 인증에 보증 및 대출 실적을 폐지하고 엑셀러레이터와 크라우드펀딩도 벤처투자로 인정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마련, 국회 산중위 소위에 계류중입니다. 또 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법으로 이원화된 투자제도를 통합한 '벤처투자촉진법'도 지난해 11월 제정, 산중위 소위에 상정했습니다. 엑설러레이터 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예비유니콘 2차 기업을 다음달 선정할 예정입니다.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는 벤처투자액은 올해 실적이 당초 3조4000억 원에서 4조 원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조희수 투자회수관리과장과 김민지 사무관도 배석했다.
벤처기업은 기술과 지식을 기반으로 혁신과 고성장을 지향하는 중소기업을 말한다. 현재 벤처기업 인증을 받으려면 벤처투자, 연구개발, 보증 및 대출 등 3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올 9월 현재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곳은 3만6759곳이다. 이중 88%가 보증 및 대출 분야로 받았다. 이어 벤처투자 유형으로 받은 벤처기업이 5%, 연구개발 유형으로 받은 기업이 7%에 달했다.
■벤처기업확인제 1988년 5월 첫 마련...3기 확인제 시행 눈앞
벤처기업 확인제도는 1998년 5월 처음 만들어졌다. 정부가 직접 확인을 했다. 정부가 벤처기업을 확인하는 건 우리나라밖에 없는 제도다. 제도 시행 3년만에 벤처기업은 1만개를 돌파, 2011년 1만1392곳을 기록했다.
정부 주도 벤처기업 확인은 시장에서 외면받는다는 민간 지적을 수용, 정부는 개선한 벤처확인제도를 2006년 6월 마련, 시행했다. 벤처확인제도 2기인 셈이다. 이에 따라 벤처기업에 투자, 보증, 대출 등 금융을 공급하는 공공기관(VC협회, 기보, 중진공 등)이 벤처기업을 선별하게 됐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벤처기업을 선별하는 현재 방안 역시 공공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중기부는 벤처기업 확인 주체를 100% 민간에 이양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마련, 국회에 상정했다. 소위 3기 벤처기업확인제다.
이 개정안은 벤처투자 기관을 확대, 현재의 13개 기관(창업투자회사, 창업투자조합, 신기술금융업자, 신기술투자조합, 벤처투자조합, 전담회사(한국벤처투자), 전문엔젤, 개인투자조합, 산업은행, 기업은행, 은행,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 외국투자회사)에서 6개 기관(엑셀러레이터, 크라우드펀딩, 기술지주회사, 신기술창업전문회사, 농림수산식품투자조합, 엔젤 메칭 개인투자자)과 개인 투자자를 추가로 인정했다.
또 개정안은 연구개발 유형 벤처도 보완, 1개 연구개발조직(연구개발 5천만원 이상과 매출액 대비 5% 이상 기업부설연구소)에서 4개 연구개발조직(기업부설연구소, 연구개발전담부서, 기업부설창작연구소, 창작전담부서)으로 확대했다. 오 정책관은 "연내 법안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부, 8월 현재 22조 4000억 원 보증액 운용...올해만 4조 8600억 신규 보증
중기부는 기술보증기금을 통한 유망기업 자금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2017년 7월 정부 조직 개편으로 기술보증기금 관리 및 감독권을 금융위에서 중기부로 이관, 중소 및 벤처기업 지원을 강화한 바 있다. 오 정책관은 "올 8월 현재 총 22조4000억 원의 보증액을 운용중"이라며 "올해만 4조8600억 원의 신규 보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술보증의 경우, 중기부는 올 8월말 현재 3조3000억 원을 지원했다. 이는 담보는 부족하지만 미래가치가 높은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대상이다. 10개 평가등급에 따라 기업당 최고 30억 원을 보증한다.
또 투자 유치가 어려운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타당성(기술성, 시장성 등)을 심사, 선제적 투자로 후속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보증연계 투자제도 시행하고 있다. 오 정책관은 "올 8월말까지 280개 기업에 3027억 원을 투자했는데, 136개 기업이 9254억 원을 유치, 3배 규모의 민간후속투자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기술평가는 지난 8월말 현재 약 3만건에 달했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기술 수준과 시장성, 사업성 같은 평가를 대행, 보증 및 투융자 금융지원과 기술거래 및 인증에 활용하게 하는 것이다.
■컬리 등 13개 기업 1차 예비유니콘 선정돼...11월에 2차 기업 지정
지난 4월 신설한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제도도 확대세다. 적자기업도 성장 가능성이 있으면 최대 10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다. 지난 7월 1차로 13개 기업(네오랩컨버전스, 달콤소프트, 디에스글로벌, 리니, 마이뮤직테이스트, 메쉬코리아, 블랭크코퍼레이션, 와디즈, 왓챠, 컬리,피피비스튜디오스, 힐세리온)을 선정했다. 오 정책관은 "11월 중 2차 보증지원 대상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라며 "54개 기업이 신청해 심사중"이라고 밝혔다.
중기부는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모험자본 공급체계도 개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초기 기업 투자에 적합한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 조건부 지분인수계약: 후속투자에서 결정한 기업가치에 따라 먼저 투자한 투자자 지분을 결정하는 계약)라는 새로운 투자제를 도입했다.
또 모태펀드 노하우를 민간에 전수하기 위해 1조원 펀드를 운용하는 포스코와 지난 5월, 2천억 원을 운용하는 신한금융그룹과 지난 6월 각각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도 지난 9월 MOU를 맺고 AI분야 혁신기업과 투자자간 교류 협력을 촉진키로 했다. 이외에 추경(500억 원)을 통해 1250억 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도 조성했다.
오 정책관은 벤처펀드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중소기업투자모태펀드)가 4배 이상 승수 효과를 기록하는 등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태펀드는 2005년 벤처기업법에 근거, 만들어졌다. 기업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벤처캐피털이 결성하는 벤처펀드에 투자, 민간 벤처투자를 촉진한다.
2005년부터 올 8월까지 4조5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오 정책관은 "이를 기반으로 710개 자펀드(23조3000억 원 투자)가 만들어졌고, 5777개사에 17조 원을 투자하는 결과가 발생, 4배 이상 승수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9개 유니콘 기업 중 7개 기업(우아한 형제들, 크래프톤, 옐로우모바일, 야놀자, 비바리퍼블리카,L&P코스메틱,위메프)이 모태펀드 출자를 받았다.
■GDP 대비 엔젤투자 비중 0.02%...세계 4위지만 미국의 6분의 1
엔젤투자 활성화에도 중기부는 두 팔을 걷고 있다. 엔젤은 개인이 창업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GDP 대비 엔젤투자 비중이 우리나라는 0.02%(3217억 원)다. 미국, 중국,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4위다. 하지만 미국은 16.7%(25조5730억 원)로 GDP 비중으로만 봐도 우리나라의 6배다.
오 정책관은 "2014년 시행한 소득공제 특례 대폭 확대와 2016년 도입한 엑셀러레이터 등에 힘입어 엔젤투자액이 2018년 5천억 원을 돌파, 엔젤투자액이 가장 많았던 2000년에 근접했는데, 연말까지 가면 2000년 수치를 넘어설 수도 있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엔젤투자자는 2018년 현재 1만1000명으로, 2000년의 2만9000명에는 훨씬 못미치고 있다.
그는 "세제 혜택 확대 등으로 지속적 활성화를 추진하겠다"면서 "엑셀러레이터 기준 등 세부 규정을 만들고 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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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정책관은 벤처혁신정책관이 연내 추진하는 행사로 '청소년 비즈쿨 페스티벌'(10월 31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 '세계기업가정신 주간 행사'(11월 12일, 서울 드래곤시티호텔), 소셜벤처교류회(11월 29일, 서울DDP), 벤처천억기업 수여식(미정), 벤처유공포상 및 벤처기업인의 밤(12월 10일, 서울 엘타워) 등을 들었다.
한편 중기부는 올 3월 제2벤처 붐 확산 전략을 마련, 오는 2022년까지 벤처 투자 5조 원, 유니콘 기업 20개 달성, 투자 회수 중 M&A 비중 10%로 확대 등을 3대 미션으로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