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2년7개월 만에 첫 감소

중국 보조금 축소, 미국 테슬라 판매 하락이 주 요인

전 세계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용량이 2017년 1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최근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폭발하는 성장세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보조금 축소 정책과, 미국 전기차 대표 브랜드인 테슬라를 중심으로 판매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1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8월 기준 글로벌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7.0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월 대비 11.2%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의 사용량이 20.4% 감소한 3.5GWh로 집계됐다.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미국의 사용량은 1.5GWh로, 역시 28.2%나 급감했다.

지역별 전기차배터리 사용량. (자료=SNE리서치)

SNE리서치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와 경기침체 확산 등으로 현지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 사용량 감소로 이어졌다"며 "미국도 경기 침체 등에 따라 테슬라를 중심으로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판매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유형별로 하이브리드(HEV) 사용량이 증가했음에도 BEV와 PHEV의 사용량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이 역시 양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BEV와 PHEV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유형별 사용량과 판매대수. (자료=SNE리서치)

반면, 세 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인 유럽은 배터리 사용량이 77.7%나 급증했다. 유럽 시장의 올해 8월까지 전기차배터리 누적 사용량은 14GWh로, 지난해 동기 누적 사용량(7.1GWh)을 크게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의 전기차배터리 누적 사용량(11.4GWh)도 추월했다.

또 올해 1~8월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도 70.9GWh로 전년 동기 대비 59.0% 증가해 연간으로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로 증가할 것이 확실시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최근 중국 시장 침체가 본격화하고 미국 시장도 다소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여 전기차 관련 업계의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내 업계는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와 배터리 사용량 동향을 지속적으로 주의깊게 지켜보며 적절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