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목을 보고 의아한 독자들이 많을 듯 하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중요한 기술 요소가 인공지능(AI), 빅데이
터, 블록체인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한다.
이들 기술 요소 중 AI를 사람으로, 또 빅데이터는 음식으로 비유하고 싶다. 사람은 음식을 먹어야 활동할 수 있다. AI가 그런 존재다.
그럼 블록체인은 무엇으로 비유할 수 있을까.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하고, 또 믿고 먹을 수 있게 하는 건 냉장고다. 블록체인이 이런 역할을 한다. AI가 잘 작동할 수 있게 데이터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공하는 것이 블록체인의 가자 근본적인 가치다.
필자는 여행을 가면 맛집을 포털 사이트에서 자주 검색한다. 지역 맛집 검색을 하면 포털에서 많은 정보가 나온다. 하지만 포털 정보를 믿고 갔다 가족에게서 원망을 들은 적인 많다. 많은 정보가 있지만 신뢰하기 힘든,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 마케팅 업체로부터 나온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만일 블록체인 융합 기술을 이용해 맛집 리뷰 정보 글의 위치 정보와 타임스탬프(Timestamp), 또 정보를 올리는 사람의 평판 정보를 검증해 투명성을 제공하면 어떨까. 필자는 물론 이용자들이 보다 큰 신뢰성을 가지고 포털의 맛집 정보를 검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생활 속에서 느끼는 데이터와 플랫폼간 신뢰성을 말해주는 한 예다.
세계는 지금 4차 산업 혁명 각축을 벌이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 무엇일까. 범위가 워낙 넓다보니 이에 대한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다. 얼마전 작고한 이민화 교수는 "인간을 위한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융합이다"고 했다.
인간을 위한 것이라는 것과 융합에 방점을 찍고 싶다.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90년대 초반 일어난 IBM OS/2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Windows)간 운용체계(OS) 전쟁은 확실히 시사점이 있다. 당시 기술은 OS/2가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독자들도 알다시피 최종 승자는 윈도였다.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즉 엑셀과 파워포인트, 워드때문이였다.
IBM과 MS간 OS 경쟁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기술 혁신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OS 단독 기술은 OS/2가 좋았지만 그 위에서 서비스되는 운용 애플리케이션에서 IBM과 MS간 승패가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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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블록체인은 단독으로 할 수 없다. 블록체인 자체는 단독 주인공이 아닌 것이다. 현재 많은 블록체인 메인넷과 서비스들이 상용화 시도를 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90년대 초반의 운영체제 전쟁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과 융합을 해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기술이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하고, 신선한 음식을 보관하는데 냉장고를 사용 하듯이, 블록체인 융합 기술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됐으면 한다. 나는 이런 시대가 예상 보다 빨리 올 것으로 생각하고, 우리나라 인재들과 회사들이 이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