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지역채널’ 어디로?…지역 미디어 강화 논의서 배제

지역 지상파 지원 방안에 골몰…78개 케이블TV 지역채널 지원은 전무

방송/통신입력 :2019/10/07 18:06

지역 미디어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케이블방송(SO)이 운영하는 ‘지역채널’은 소외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O의 지역채널이 지역 KBS·MBC 등과 유사한 역할을 하지만, 지원 방안은 지역 지상파에만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방송 사업자는 78개 권역에서 운영 중인 지역채널을 보호·육성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회와 정부가 지역 지상파를 위한 지원에 골몰한 나머지, 보다 촘촘한 지역에서 밀착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SO의 지역채널을 위한 고민은 부족하다는 뜻이다.

지역 미디어는 크게 ‘지역 지상파방송’과 SO가 운영하는 ‘지역채널’로 나뉜다. 지역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민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역할은 유사하지만, 지원은 지역 지상파방송에 집중돼 있다. 실제로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을 통해 매년 재정적 지원이 제공되는 대상 역시 39개 지역 지상파방송으로만 한정돼 있다.

이같은 쏠림 현상은 국회의 움직임에서도 발견된다. 지난 4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도 SO의 지역채널 보호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지역 지상파방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 제기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이날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 지상파 방송사의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으로 지원하는 금액이 턱없이 부족한 만큼. 지원금 증액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지역 지상파방송사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신이 납부하는 방송발전기금에 비해 더 적은 금액을 지원받고 있다”며 “방발기금과 별도로 지역 지상파방송사를 지원하기 위한 별도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케이블업계는 지역 지상파에 비해 지역 채널이 보다 지역민에 밀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실례로는 ▲지난 4월 고성 산불 당시 SO의 지역채널인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인 KBS에 비해 약 6시간 앞서 속보 자막 송출 ▲태풍 ‘링링’에 당시 SO 지역채널과 유튜브를 통해 11시간 연속 재난 생중계 송출 등을 꼽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회와 정부가 지역 채널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할 때라는 주장이 나온다. SO가 재난방송·지역 콘텐츠 제작 등 지역 중심 매체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 방안이 부족했던 만큼, 재정적·정책적 지원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용희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정책적 지원의 첫 단계로 제한된 지역채널의 해설·논평 기능을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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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교수는 “지역채널의 미디어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해설·논평 금지를 해제함으로써 방송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정 지역에서만 콘텐츠를 송출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면, IPTV의 인수·합병 이후 지역 채널 운영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적으로는 SO 지역채널의 제작지원을 보다 폭넓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희 교수는 “그동안 재난방송 등 공적 의무만 담당했던 SO 지역채널에 재정적으로도 지원해 보다 유의미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밀착형 미디어인 지역채널을 연계하고, 나아가 지역 소상공인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