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발전소 미세먼지 저감장치 비리에 5년간 침묵"

김규환 의원 "국민 공분 살 것"…성윤모 "해결방안 찾겠다"

디지털경제입력 :2019/10/02 14:34    수정: 2019/10/02 14:35

국내 5개 주요 거점 발전소에 납품된 미세먼지 저감장치가 원산지 조작과 성능 저하 등의 문제가 있지만,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산자위 소속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은 2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5대 발전사에 50% 이상 설치된 탈질(SCR)설비 성능이 문제가 있다는 국민권익위원회 자료를 입수해 공개했다.

한국전력공사 산하의 5개 발전 자회사는 동서·중부·서부·남부·남동발전이다. 김 의원은 "이들 설비에 원산지를 조작해 납품된 중국산 '플랜지(관이음 접속 부품)'가 150만개로 확인됐다"며 "권익위와 의원실이 협조 요청을 했음에도 산업부는 자료 제출은 커녕 관련 사안을 파악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때 국내 석탄발전사가 아랑곳 않고 오염물질을 마구 내뿜었던 근본적 이유는 탈질설비 때문"이라며 "미세먼지를 없애는 설비에 부패행위가 있다는 사실조차 5년간 묵인한 산업부는 국민들의 공분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열린 산자위 국감에서 성윤모 산업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탈질(脫窒)설비는 공기 질 개선을 위해 암모니아(NH3)를 주입해 질소산화물(NOx)을 제거하는 장비로, 암모니아 분석기로도 불린다. 플랜지는 관이음 접속 부품으로, 정유·석유화학 설비 등 배관이 많이 쓰이는 곳에 이용된다.

권익위는 지난 2013년 5개 발전사에 공급된 이 설비와 관련해 부정행위가 포착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이에 권익위는 이듬해인 2014년 대검찰청에 수사이첩을 했고, 대검은 3명을 기소하고 1명은 불기소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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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울산지검은 지난 7월 중국·인도산 배관부품을 국산이라고 속여 1천200억원어치를 국내·외에 판매한 업체를 적발해 플랜지 제조사 대표 등 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대외무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며 "관련 사안에 대해 확인한 후 검찰과 어떤 방식으로 협조할 수 있는지, 산업부의 범위가 아니라면 어떻게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을지 대응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