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등 35개기관 벌칙성부과금 3년간 820억원"

한전·한수원·가스公·남동발전 순으로 납부규모 많아

디지털경제입력 :2019/10/02 09:40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기업들의 벌칙성 부과금 납부규모가 최근 3년 반 동안 8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산하기관의 안이한 운영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2016년부터 지난 6월까지 산업부·중기부 산하기관 35곳이 납부한 벌칙성 부과금이 총 819억원6천800만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벌칙성 부과금은 가산세·벌금·과징금·과태료·부담금 등 귀책사유 발생 시 기관에 부과하는 과금이다. 35개 산하기관이 납부한 부과금은 2016년에 약 54억원, 2017년에 약 645억원, 지난해 89억원, 올해는 6월까지를 기준으로 32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기관별 부과금 납부액은 ▲한전 397억원 ▲한수원이 122억원 ▲가스공사 99억원 ▲남동발전 79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전과 한수원 두 개 기관이 납부한 과금은 519억원으로 전체의 64% 규모였다.

지난 2017년 국세청의 정기세무조사에서 380억원의 가산세를 징수당한 한전은 조사된 35개 기관 가운데 부과금을 가장 많이 납부했다. 당시 징수 명목은 성실신고 의무위반, 명세서·계산서 미발행 등이었다.

한전 본사. (사진=한국전력공사)

구체적인 부과사유가 된 대상은 변전소 옹벽시설이었다. 한전은 당초 옹벽을 변전설비의 일부로 판단, 법인세법 시행규칙상 철근 콘크리트조 건축물로 간주했다. 이 경우 규칙상 진동이 심하거나 부식성 물질 노출정도가 심한 곳은 설비에 대한 감가상각비 내용연수를 최소 15년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에 한전은 해당 옹벽의 감가상각기간을 15년으로 산정했다.

이후 국세청의 조사 결과, 옹벽은 주요변전시설과는 별도의 건물로 진동성이나 부식성 물질 노출정도가 심각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기준내용연수 40년 자산인 옹벽의 감가상각비 산정기간은 기준내용연수의 75%에 해당하는 최대 30년으로 산정해야한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 결국 추가적인 세액이 발생해 한전은 380억원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징수당했다.

한수원은 원자력발전소의 미흡한 운영으로 인해 과징금만 67억5천만원을 징수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수원은 지난해 7월 가동원전 13기의 안전등급밸브 부품의 모의후열처리·충격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요건을 불만족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58억5천만원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또 2017년도 3월에는 19기의 원전에서 원자로용기 용접부와 제어봉 구동장치 하우징 용접부에 대한 가동 중 검사를 부적합하게 수행한 사유로 9억원의 과징금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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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금을 항목별로 분석해보면, 가산세(708억원)와 과징금(67억5천만원) 두 가지 항목에서 발생한 비용이 전체의 95%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장애인 미고용에 대한 대가인 장애인고용부담금도 30억8천만원에 달했다.

이훈 의원은 "가산세·과징금·과태료 등 벌칙성 부과금은 결국 각 기관마다의 귀책사유가 발생해 납부하게 된 것으로 공공기관들이 그만큼 안이하고 미흡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이들 공공기관들은 모두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인 만큼, 이러한 부가적인 비용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영방식에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개선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