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 탈중앙 아니지만 업계에 긍정적"

바이낸스랩·DXM·펀디엑스, '디파이 대중화' 토론

컴퓨팅입력 :2019/10/01 18:13    수정: 2019/10/01 19:28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서비스 기업들이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를 두고 비록 탈중앙화 암호화폐는 아니지만, 업계에 대중적인 관심을 끌어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 업체들은 지난 30일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DeFinite 밋업에서 모여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디파이에 대해 토론했다.

'디파이의 대중화'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는 장채선 TTC파운데이션 이사가 사회를 맡았으며, 최형원 바이낸스랩 디렉터, 유주용 DXM CSO, 페코 완 펀디엑스 부사장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진행했다.

지난 9월 30일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디파이 밋업이 개최됐다. (좌) TTC프로토콜 장채선 이사, 최형원 바이낸스랩 디렉터, 유주용 DXM CSO, 페코 완 펀디엑스 부사장. (사진=지디넷코리아)

■ "리브라, 크립토 관심 늘리지만 중앙화 특성상 장단점 있어"

이날 장 이사는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에 대해 중앙은행에 의해 통제된다는 이유로 암호화폐가 아닌 디지털 자산이라고 비판하고 있다"며 리브라를 긍정적으로 보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패널로 참석한 이들은 모두 리브라는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줬다고 입을 모았다.

최 디렉터는 "리브라는 당연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리브라가 등장한 이후 크립토 업계에 있지 않은 사람들도 암호화폐를 알게 됐고, 금융사들도 암호화폐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페코 완 부사장도 이에 동의하며 "크립토 업계는 많은 관심이 필요한데, 리브라를 통해 상당히 많은 관심이 업계에 들어오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유입할 수 있다"며 "더 많은 대기업에서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CSO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회사가 이런 액션을 취하면, 많은 관심이 이 분야에 쏠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중앙감독기관이 대중에 신뢰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디파이를 통해 신뢰를 찾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앙감독기관이 통제하는 암호화폐는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날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디파이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탈중앙화 금융을 뜻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는 디파이는 현재 블록체인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며, 많은 기업들이 디파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아직 탈중앙화 금융, 즉 디파이가 정확히 어떤 것을 말하는지 또 어디까지가 디파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업계의 의견은 분분한 상태다.

최 디렉터는 "디파이는 탈중앙화된 플랫폼에 암호화폐를 통해 금융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디파이는 금융상품과 관련 있지만, 실제적으로 디파이의 정의는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중앙화된 기존 금융 시스템을 벗어난 금융시스템이란 점을 강조했다.

유 CSO는 "디파이란 금융에 있어 신뢰를 중앙화된 기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얻는 것"이라며 "완전히 탈중앙화됐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점점 더 탈중앙화로 가는 게 디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디파이 성공 위해선 업계 성장·비트코인 수용·시장적합성 필요"

장채선 TTC파운데이션 이사는 유 CSO의 말에 공감하며 "현재 100% 완벽한 디파이 프로젝트가 나온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디파이가 대중화되는 데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페코 완 펀디엑스 부사장은 디파이의 가장 큰 장애물로 암호화폐 자체를 꼽았다. 대부분의 디파이 프로젝트가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하는데, 암호화폐의 사용이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디파이의 성장이 어렵다는 의견이다.

따라 그는 "디파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크립토 사용자들이 수익을 내는 방법이나 업계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업계 자체의 성장을 강조했다.

유 CSO는 디파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더리움뿐만이 아닌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암호화폐를 수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대부분의 디파이 서비스와 프로토콜이 이더리움에 집중하고 있다"며 "하지만 70%가 넘는 장악력을 가진 비트코인을 포함하지 않는 디파이만 얘기하면 상당히 많은 걸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메인넷과의 연동으로 이더리움뿐 아니라 더 많은 다른 암호화폐도 수용해야 디파이가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디렉터는 시장 적합성이 부족한 점을 디파이의 장애물로 꼽았다. 그는 "현재 디파이는 시장 적합성이 부족하다"며 "기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타깃으로 신흥 경제국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보다 10배 정도 더 나은 가치제안이 나와야 하며, 그것은 기존 금융상품보다 더 명확하게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용자환경(UI)의 개선도 대중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디파이 대중화는 소매 금융부터 시작"

이들은 디파이의 대중화는 소매 금융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CSO는 "기존 금융은 상명하달식이며, 대부분 소매 금융은 제외된 경우가 많다"며 "디파이는 소매금융 쪽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에게 먼저 제공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지금의 암호화폐는 우리가 어떻게 가치 평가를 명확히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자산군이라 혼란스러워하는데, 이는 관점을 바꾸기만 하면 된다"며 "어떻게 가치 평가를 하느냐의 관점을 바꾸면 디파이와 모든 암호자산은 대중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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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디렉터도 이에 동의했다. "현재는 자산이나 금융에 대해 접근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런 것들을 탈중앙화 금융을 통해 가능하게 한다면 소매 금융 분야에서 많은 거래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코 완 부사장은 "법정화폐도 사실 종이에 불과하지만, 활용가치가 있기 때문에 가치를 얻게 된 것"이라며 "디파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암호자산의 가치를 늘려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 포인트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디지털 자산을 가치를 매기고 교환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결제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